자유 중 으뜸은 ‘경제적 자유’
부동산 세율 인상은 자유 침해
소중한 자유 파괴 행위 없기를

▲ 서재곤 대형타이어유류(주) 대표이사

1604년, 영국에서 가톨릭 제도를 기반으로 한 국교회의 억압에 반대하여 종교의 자유를 찾아서 102명의 청교도들이 메이플라호를 타고 신대륙 미국으로 건너갔다. 그해 12월21일 미국 동북쪽 매사추세츠에 도착했다. 그들은 고향 마을 플리머드항의 이름과 같은 플리머드라 이름하고 그곳에 정착했다. 그해 겨울을 넘기면서 그들 중 절반은 추위와 굶주림 그리고 질병으로 죽고 봄을 맞이했다. 1640년까지 2만명의 청교도들이 고향을 등지고 종교의 자유를 찾아서 미국으로 건너갔다. 오늘날 자유민주주의의 상징적인 국가 미국은 그렇게 탄생됐다.

우리의 조상 현생인류가 7만년 전 아프리카를 벗어나서 오늘날과 같이 전 지구로 이동하게 된 것도 청교도들의 이동과 별반 다르지 않다. 먹을 것이 부족한 조상들은 가족을 동반하여 고향 마을 아프리카를 출발했다. 일부는 중동의 사막을 내리쬐는 태양 아래 걸어야 했고 일부는 중앙아시아 사막과 험준한 산맥을 넘어야 했다. 또 일부는 북쪽으로 더 험한 산맥을 넘어 큰 호숫가에 도착했다. 그러나 먹을 것이 부족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해가 떠오르는 동쪽을 향하여 걷고 또 걸었다. 이젠 더 나아갈 수 없는 바다를 만났다. 그곳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이다.

인간에게나 동물의 세계에나 마찬가지로 먹고 사는 것만큼 절박한 문제는 없다. 인간이 역사 속에서 도덕이나 철학 윤리를 생각한 것도 겨우 2000년에 불과하다. 문자를 발명하고 다른 동물과 차별화된 세상을 생각한 것도 1만년 밖에 안 된다. 장구한 인간 역사에서 끊이지 않고 지속적으로 해왔던 일은 먹고 살고 생존하는 것이다. 나머지는 부차적인 것이었다.

오늘날 인간이 만든 제도들은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확정된 것들이다. 자유민주주의란 제도도, 인류가 더 이상 동쪽으로 갈 수 없어서 이 땅 대한민국에 정착했듯이 더 이상 변경이 불가하다. 자유 중에서 그 으뜸은 ‘경제적 자유’다. 누구에게도 침해 받지 않을 자유다. 그런데 소득세를 내고 재산을 모았더니 이젠 그 재산에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7·10 부동산 대책’을 보면 종합부동산세 최고 세율이 3.2%에서 6.0%로 올랐다. 거기에다가 종부세에 농어촌특별세 20%가 추가되면 7.2%가 된다. 단순히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14년 후에는 그 재산을 전부 세금으로 걷어가고 마는 것이다. 이게 경제적 자유가 있는 나라인가.

내년부터 과세표준 10억원 초과하는 소득자에게 최고세율을 45%로 인상했다. 늘어난 소득 중 거의 절반을 세금으로 걷어간다. 증세소식을 발표하면서 홍남기 부총리는 최고위층 부자들에게만 적용된다고 강조했다. 대다수 국민들은 안심하라는 말이다. 경제학의 원리를 아는 사람이 이런 말을 한다는 것에 두려움이 앞선다.

우린 지금 집 두 채를 가진 사람은 죄인이 되는 세상에 살아가고 있다. 청와대 비서관들 중에서 집 두 채 이상 가진 사람들이 현직에서 물러났다. 이는 경제적 자유를 심각히 침해하는 것이요, 경제적 자유를 유린하는 것이다. 1970년대와 80년대에 대학에 몸담고 불의에 대항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위해서 싸웠든 자칭 정의의 사도들이 정치 전면에 섰다. 그때 그들의 정의는 어디에 갔는가.

종교의 자유를 찾아서 고향을 떠나온 청교도들이 그해 겨울을 넘기고 가족이 배고파 죽을 때도 먹지 않고 그 씨앗을 심어 추수를 하고 감사의 제사를 하나님께 드렸다. 그게 오늘날 미국사람들이 매년 기념하는 추수감사절이다. 그들의 추수감사절은 종교의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가를 기억나게 할 것이다.

과학기술의 발달은 역사책을 읽는 것 보다 더 정확히 우리가 어디에서 왔는지 알려주고 있다. 분자유전학의 발달은 죽은 사람의 뼈 속에서 유전자를 찾아내고 그 진화과정을 지도에 기록하여 조상들의 이동 경로를 확인했다. 우리가 어디에서 왔는가를 알면 우린 지금처럼 기업들을 파괴하고 자유 중에서 가장 소중한 경제적 자유를 제한하는 일들을 하지 않을 것이다.

서재곤 대형타이어유류(주)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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