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왕수 정치부 차장대우

제7대 후반기 울산시의회가 거의 3개월만에 정상화의 길을 찾았다. 의장단 배분을 두고 지난 6월 시작된 여야 갈등이 이제서야 종지부를 찍고 원구성 마무리를 앞두고 있다.

이번 갈등은 ‘감투’를 두고 비롯됐다. 시의회 22석 중 5석을 가진 국민의힘(옛 미래통합당)이 전반기와 같이 후반기에도 제2부의장과 상임위원장 1석을 요구했지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제2부의장을 제외한 의장단을 자당 소속으로 채웠다. ‘전반기에 협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를 내세웠지만 국민의힘에 상임위원장 1석을 주는 것보다 자당 소속 의원을 위원장으로 앉히는게 여러모로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었을 것이다.

여야간 감투싸움 ‘1차전’은 차기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배분하는 방향으로 협의하면서 서서히 종료되는 분위기였지만 다시 국민의힘 소속 의원 3명이 2부의장 자리을 노리면서 감투싸움 ‘2차전’이 시작됐다.

당초 지난달 28일 예정됐던 2부의장 선거는 국민의힘 의원간 2부의장 합의추대 불발로 무산됐다. 감투싸움은 결국 예산결산특별위원회로 불똥이 튀었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예결위원에서 사퇴한 상태라 울산시가 편성한 코로나 추경안은 여당만 참여하는 예결특위(9월7일)를 통해 심사될 상황이다. 국민의힘 예결위원은 8일 선임된다.

다행히 시의회 감투싸움은 마무리를 앞두고 있지만 남구의회 감투싸움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여·야 의원 7대7 동수인 남구의회는 당초 전반기 의장과 상임위원장 1석을 민주당이,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2석을 국민의힘이 각각 맡고, 후반기엔 반대로 하기로 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잠시나마 7대7 구도가 7대6이 됐다는 이유로 이를 부정했고, 여야 갈등이 심화되며 남구의회 1차 정례회는 파행을 빚었다.

결국 민주당이 후반기 의장직을 내려놓으며 갈등이 일단락되는 분위기였지만 민주당이 국민의힘 당론을 깨고 변외식 의원을 후반기 의장으로 지지하면서 다시 갈등이 시작됐다.

이같은 상황이 발생한 가장 큰 원인은 국민의힘이 내부 결속력을 제대로 다지지 못했다는데 있다. 내부 불협화음(?)이 있다보니 당론을 깨고 상대 정당의 도움을 받는 ‘야합’이 발생한 것이다.

그 다음 문제는 민주당의 행위다. 민주당은 자당 내에서 야합할 경우 최대 ‘제명’ 징계를 내리고 있다. 중대한 해당 행위로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대 정당의 야합을 도모한 행위에 대해선 별 말이 없다.

여야간 불신이 팽배한 상황에서 과연 남구의회가 남은 후반기 임기 동안 주민을 위해 제대로 일을 할 수 있을까. 민주당 지지로 의장에 올랐지만 소속 정당 윤리위원회에 회부된 변외식 의장이 매끄럽게 남구의회를 이끌 수 있을까.

지방의회에서 ‘감투’를 맡게 되면 ‘업무추진비’도 생기고 차기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름을 알리기도 여러모로 유리하다. 하지만 ‘욕심’이 지나치면 분명히 탈이 나기 마련이다. 감투싸움은 주민 피해로 이어진다는걸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왕수 정치부 차장대우 ws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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