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객사터 활용방안 모색에 들어간다. 중구 원도심에 자리한 객사터는 100여년간 울산초등학교로 활용되다가 이전하고 시립미술관을 짓기로 했다가 발굴조사에서 객사유구가 발견돼 부지 보존 결정이 나있는 상태다. 지금은 일부를 재매립해 공용주차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울산시는 내년 하반기 시립미술관 개관을 앞두고 미술관과 객사의 연계활용을 위해서 ‘시립미술관 주변 활용방안 연구용역’을 진행할 계획이다. 앞으로 4개월간 울산연구원의 연구용역 결과를 갖고 문화재청과 협의를 하겠다는 것이 울산시의 복안이다. 울산시는 발굴조사 후 시립미술관과 연계한 공간활용을 다양하게 검토했으나 문화재위원회가 반대하는 바람에 문화재청이 현장보존 결정을 유지했다. 결국 이번에도 문화재위원회를 설득할 만한 방안을 찾아내는 것이 관건이다.

울산시립미술관 부지는 1만2000여㎡다. 지하 3층 지상 2층 건물로, 전시실 4개와 다목적홀, 카페로 구성돼 있다. 부산·대구시립미술관의 절반 정도 규모에 불과하다. ‘기술 매체 기반의 미디어 아트’를 중심으로 한 미래형 미술관을 정체성으로 삼고 있다. 전통적 전시 위주의 미술관 개념을 벗어날 것으로 예고하고 있어 객사 부지 등의 주변 공간 활용에 있어서도 변화가 예상된다. 시는 지하공간 활용에 특히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혹여 문화재위원회의 반대로 미술관과 연계해서 부지를 활용하는 것이 어렵다 하더라도 객사를 원형대로 복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조선시대 건축물을 아무리 잘 복원한다고 해도 역사성과 정통성을 확보하기는 어렵기도 하거니와 원도심의 한복판을 ‘걸터앉을 수도 없고 들어갈 수도 없는 경직된 문화재 관리’에 묶어 둘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울산시립미술관은 오른쪽에 동헌, 왼쪽에 객사를 두고 가운데 자리하게 된다. 객사 부지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미술관과 연계해 활용하느냐와 상관없이 3곳이 하나의 문화공간으로 묶여야 한다. 객사를 독립된 공간으로 볼 수 없다는 말이다. 불과 1년 전인 지난 2019년 9월에 울산대학교 산학협력단이 내놓은 ‘(구)울산초교 객사부지 활용방안 연구 용역’에서도 “기존의 다른 지역 객사처럼 조선시대 객사 모습으로 복원하는 것을 지양하고 지역과 연계된 다양한 활용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면서 “차별화가 없으며 일상적인 활용이 제한된다”것을 이유로 들고 있다. 이 연구에서는 미술관과 연계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1년 만에 다시 실시하는 연구용역이 어떤 새로운 방안을 갖고 문화재위원회를 설득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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