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물가는 서민 생활의 바로미터다. 서민들은 고추 하나, 상추 한포기까지 매일매일의 가격이 어떻게 변하는지 다 안다. 그런데 밥상에 오르는 채소류 등의 가격이 갈수록 오르니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코로나19 사태로 가뜩이나 어려운 서민들에게 물가 불안감까지 주어서는 안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중에 나와 있는 채소·과일 등의 가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공급부족 품목은 비축물량을 과감히 풀어 가격 안정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또 매점매석을 하는 얌체 상인들은 끝까지 추적해 엄벌해야 할 것이다. 물가관리는 선제적으로 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것이다.
13일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 3~13일까지 10일간 울산 남구 신정시장에서 거래된 배추(상품) 1포기의 소매가격은 1만~1만1000원으로 평년가격인 7000원에 비해 57% 가량 상승했다. 이 기간 무(상품) 1개의 소매가격도 4000원선으로 평년(2700원) 대비 50% 가량 올랐다. 서민들에게 이같은 물가 인상은 생활에 엄청난 압박으로 작용한다.
추석에 가까이 갈수록 가격 인상은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2020년 추석 성수기 주요 농축산물의 출하 및 가격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배추는 출하면적과 단수가 줄면서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11.4% 감소하고, 도매가격은 21.8% 오를 전망이다. 무도 추석 2주 전부터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10.7% 감소하면서 도매가격이 4.2%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사과의 경우 홍로사과 상품 평균 도매가격이 지난해보다 56.1%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배 또한 저온·태풍 피해와 장마 이후 병해충 증가로(신고배 상품) 34.2%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사과와 배는 중요한 제수용품이어서 서민들의 지갑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배추, 무와 같이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품목의 비축물량을 방출해 가격을 잡겠다는 계획이지만 이미 지난달 중순부터 배추, 무 등의 가격은 폭등세를 타고 있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긴 장마와 폭우, 태풍 탓만 하며 물가를 시장에만 맡겨 놓는다면 그 부담은 결국 서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