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일간의 역대급 장마에 태풍까지 겹쳐 채소, 과일값 등이 천정부지로 올라가고 있다. 무엇보다 추석이 2주일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서민들은 추석 상차림을 걱정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중소상인들의 매출은 아예 바닥을 기고 있는데 제수용품 가격은 자꾸만 오르니 서민들의 시름은 깊어만 간다.

밥상물가는 서민 생활의 바로미터다. 서민들은 고추 하나, 상추 한포기까지 매일매일의 가격이 어떻게 변하는지 다 안다. 그런데 밥상에 오르는 채소류 등의 가격이 갈수록 오르니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코로나19 사태로 가뜩이나 어려운 서민들에게 물가 불안감까지 주어서는 안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중에 나와 있는 채소·과일 등의 가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공급부족 품목은 비축물량을 과감히 풀어 가격 안정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또 매점매석을 하는 얌체 상인들은 끝까지 추적해 엄벌해야 할 것이다. 물가관리는 선제적으로 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것이다.

13일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 3~13일까지 10일간 울산 남구 신정시장에서 거래된 배추(상품) 1포기의 소매가격은 1만~1만1000원으로 평년가격인 7000원에 비해 57% 가량 상승했다. 이 기간 무(상품) 1개의 소매가격도 4000원선으로 평년(2700원) 대비 50% 가량 올랐다. 서민들에게 이같은 물가 인상은 생활에 엄청난 압박으로 작용한다.

추석에 가까이 갈수록 가격 인상은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2020년 추석 성수기 주요 농축산물의 출하 및 가격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배추는 출하면적과 단수가 줄면서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11.4% 감소하고, 도매가격은 21.8% 오를 전망이다. 무도 추석 2주 전부터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10.7% 감소하면서 도매가격이 4.2%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사과의 경우 홍로사과 상품 평균 도매가격이 지난해보다 56.1%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배 또한 저온·태풍 피해와 장마 이후 병해충 증가로(신고배 상품) 34.2%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사과와 배는 중요한 제수용품이어서 서민들의 지갑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배추, 무와 같이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품목의 비축물량을 방출해 가격을 잡겠다는 계획이지만 이미 지난달 중순부터 배추, 무 등의 가격은 폭등세를 타고 있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긴 장마와 폭우, 태풍 탓만 하며 물가를 시장에만 맡겨 놓는다면 그 부담은 결국 서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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