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우회수단 차단

은행권에 실적경쟁 자제 요청

울산 4개월째 신용대출 증가

금융당국이 최근 금융권의 신용대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나자 대출문턱 높이기에 나섰다. 신용대출 용도 중에 생계형 자금도 있는 만큼 주택담보대출 우회 수단 등을 발라내 ‘핀셋 규제’에 나선다는 것이다. 울산지역 금융권의 신용대출이 4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13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시중 5대 은행에 따르면 이달 10일 현재 신용대출 잔액은 총 125조4172억원이다. 이는 8월 말 집계 당시과 비교하면 8영업일 만에 1조1425억원이나 더 불어난 것이다.

앞서 지난 9일 한국은행은 5대 시중은행을 포함한 전체 은행권의 기타대출(신용대출 등)이 8월 한달간 5조7000억원이나 늘어 월간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고 발표했다.

울산지역의 경우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이 4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 울산본부 집계결과 울산의 신용대출 포함 기타대출(전월 대비)은 2월(-104억원)이 이후 코로나가 한참 기승을 부리던 3월 693억원, 4월 235억원, 5월 238억원, 6월 413억원 등 4개월째 증가했다.

분양시장 위축으로 주택담보대출은 증가세는 꺽인 반면 신용대출 중심의 기타대출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같은기간 가계대출의 70%가량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전월대비)은 2월(-1032억원) 큰 폭으로 감소한 뒤 3월 142억원, 4월 144억원에서 5월 -585억원, 6월 -240억원 등 두달연속 감소했다.

10일 기준 5대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1.85~3.75%로, 2%대 초반부터 4%대 초반까지 범위인 주택담보대출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이처럼 신용대출 급증세가 멈추지 않는 것은 우선 주식이나 부동산 등 자산 투자용 자금 수요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8월 사상 최대로 늘어난 신용대출에는 58조원이 몰린 카카오게임즈 일반투자자 공모주 청약 증거금 수요가 상당수 포함돼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용대출이 이처럼 급속도로 불어나자, 금융당국은 신용대출 규제를 위한 은행권과의 실무 작업에도 착수했고, 신용대출 실적 경쟁을 자제하라는 ‘경고’ 메시지도 전달했다.

금융당국은 다만, 생활안정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신용대출을 무턱대고 조였다가 역풍이 만만치 않은 점을 감안해 우선 신용대출의 자금 용처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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