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부산 지역 중소기업들의 63%가 심각한 추석 자금난을 호소하고 있다. 이 중 40%는 추석 상여금도 못 줄 판이다. 올해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에도 중소기업들의 자금사정은 그렇게 좋지만은 않았지만 특히 올해 추석에는 여기저기서 우울한 소식이 계속 들려오고 있다. 안 그래도 시민들이 ‘코로나 블루’라는 우울감에 사로잡혀 있는데 절반 가까운 근로자들이 상여금까지 못받는다고 하니 상실감이 여간 크지 않다.

중소기업중앙회 부산울산본부가 울산·부산 지역 중소기업 149개사를 대상으로 조사를 벌인 결과 63.1%가 추석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추석 전 조사 때는 자금난을 겪는 중소기업이 58%였는데 올해는 5.1%포인트가 높아진 것이다. 그 동안 정부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막대한 자금을 지원했는데도 중기들이 더 심각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이 그만큼 깊다는 뜻이다.

중소기업중앙회 부산울산본부가 자금난의 주 원인을 업체별로 2개까지 복수응답하도록 한 결과,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판매부진(87.2%)’이 압도적이었다. 그 다음이 판매대금 회수 지연(31.9%)과 인건비 상승(23.4%)이 뒤를 이었다. ‘코로나로 인한 판매부진’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별도의 항목이 없었던 문항이었다.

추석 상여금 지급 계획을 물은 질문에는 전년수준으로 지급하겠다는 응답이 31.5%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경영곤란으로 지급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25.5%, 연봉제 실시 등으로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응답이 13.4%, 축소지급하겠다는 응답이 11.4%였다. 아직 상여금 지급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업체도 17.4%에 달했다. 결국 2곳 중 1곳은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지난해보다 줄여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추석 제수용품 비용은 갈수록 급등하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에 의하면 지난 10~11일 백화점과 대형마트, 슈퍼마켓, 전통시장 등 90곳에서 제수용품 24개 품목을 조사한 결과 4인 기준 평균 구매 비용이 27만4768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조사 때보다 5.3% 증가했다.

올 추석은 상여금은 줄어들고 서민들의 생활고는 심해지는 최악의 명절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역기업들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수출과 내수가 부진한 상황에서 추석자금 확보도 곤란한 심각한 상황이라며,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상환 연장과 긴급자금 지원 등 자금지원 방안이 계속 이어지기를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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