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일보를 시작페이지로 ㆍ 즐겨찾기
전체기사 | 기사모아보기 | 독자투고 | 기사제보 | 알림 | 화촉 | 부고 | 모집 | 자유게시판
문화건강N의료
[부부심리클리닉](5) 위로 전에 공감 한 스푼현실과 동떨어진 허울뿐인 위로 대신
진심어린 공감담아 위로 건네보세요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20.09.17  21:31:35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카카오스토리 카카오톡
 
 
▲ 송성환 마더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40대 부부가 진료실을 찾았다. 아내는 불안했다. 남편은 아내를 위로했다.

“아이가 학교에 적응을 못 해요. 따돌림이라도 당할까 봐 불안해요.”

“괜찮아. 다 잘 될 거야.”

“남편은 영업직인데 많은 사람을 만나요.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될까 봐 불안해요.”

“괜찮아. 안 걸려.”



남편의 위로는 다 잘 될 거라는 박카스 광고를 연상시켰다. 하지만 섣부른 위로는 박카스 한 병이 가진 효과에도 미치지 못한다. 아내는 남편을 보며 땅이 꺼질듯한 한숨을 내쉬었다.

남편은 마치 세상의 모든 이치를 깨달은 것처럼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었다. 남편은 분명 아내를 위로했다. 그런데 아내가 서운한 이유는 뭘까?

현실에 기반하지 않은 위로는 공감하지 못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건 안 하는 것보다 못하다. 공감하지 못할수록 위로는 쉽다. 도리어 공감을 할수록 위로를 건네는 것이 신중해진다.

예를 들어볼까? 자. 학교 폭력에 시달리다 자해를 시도한 학생을 보며 당신은 뭐라고 할 것인가?

“괜찮아. 다 잘 될 거야”

학생한테 뺨을 맞지 않은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한다. 뭐가 다 잘되는데? 그가 처한 현실은 전과 다르지 않은데? 무슨 고통을 당했는지는 알고 그런 말을 하는가? 뭘 안다고 위로하고 동정하는가. 공감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내뱉는 위로는 불 난 집에 기름 붓는 것과 같다.

위로 전에 반드시 공감 한 스푼 넣어 마음을 전달해야 한다. 물론 허울 뿐인 공감이 아니라 진심 어린 공감이어야 한다. 위로 전에 공감을 전한다면 다음처럼 된다.

“친구인 줄 알았던 아이에게 괴롭힘을 당하면서 얼마나 힘들었을까. 세상이 지옥처럼 느껴졌을 것 같다. 나는 네가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돕고 싶어. 괜찮아. 다 잘 될 거야.”

그럼 서두에 제시된 남편 또한 공감 한 스푼 넣어서 다시 말해보자. 어떻게 달라질까?

“아이가 적응을 잘하지 못할까 봐 불안했구나. 그래. 사실 나도 걱정된다. 그래도 우리가 도와주면 잘 적응할 거야. 괜찮아. 다 잘 될 거야.”

“내가 많은 사람을 만날수록 코로나에 걸릴 가능성이 크지. 맞아. 나도 불안해. 마스크를 잘 쓰고 다닐게. 괜찮아. 안 걸려.”

공감이 선행되어야 한다. 공감 이후에 위로가 주어지면 배우자의 마음은 더욱더 따스해진다. 어설픈 위로는 배우자의 입을 봉인시킨다. 다 괜찮다는 데 무슨 말을 하고 싶겠는가. 배우자는 위로보다 공감을 원한다.

송성환 마더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경상일보, KSILBO

<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카카오스토리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로그인
- 의견쓰기는 로그인후에 가능하며,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최근인기기사
1
[KTX 울산역 개통 10주년 성과와 전망]비행기 누르고 울산~서울 대표 교통수단으로
2
에어부산, 국내선 ‘1만원’ 특가 이벤트 실시
3
중구B-05 조합장 해임 결정…당분간 직무대행 체제
4
‘무료교육’센터 큐넷·대한상공회의소 관심자 스펙업과 취업향상돕는 심리상담사자격증
5
울산상공회의소 차기회장 선거전 막올라
6
김준교, 무에타이 J헤비급 타이틀 거머쥐어
7
언양 송대지구 도로 때문에 준공 지연
8
[경상일보-울산테크노파크 공동기획]‘미래 수소산업의 전망’ 전문가 초청 좌담회
9
‘무료지원’ 자존감 높이는 방법으로 ADHD증상·틱장애 및 공포증 극복돕는 아동심리상담사자격증
10
[경상시론]나훈아의 프로정신과 안전관리자의 역할
대한민국지방신문협의회
신문사소개고충처리인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울산광역시 남구 북부순환도로 17 | Tel 052-220-0515 | Fax 052-224-1030 | 사업자번호 610-81-07906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정환
등록번호 : 울산,아01105 | 발행인 : (주)경상일보 엄주호 | 편집인 : 엄주호 | 등록날짜 : 2018년 4월 23일
Copyright © 2011 경상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