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개 상임위원장 독식 속
당직 맡은 위원장 사보임
원구성 둘러싼 갈등 계속
野 비협조, 단독처리 고민
4차추경 처리 앞두고 부담

21대 국회 초반부터 여야가 원구성을 놓고 감정싸움을 펼치다가 결국 여권이 18개 상임위원장 전체를 ‘독식’한 가운데 정기국회 초반 상임위원장 재배분 필요성이 여권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하지만 야당인 국민의힘은 여권이 법제사법위원장을 양보하지 않는 한 재협상은 없다는 입장이어서 막후협상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은 17일 국회 복지위원장과 과방위원장 교체 절차를 놓고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복지위와 과방위를 각각 맡고있는 한정애 정책위의장과 박광온 사무총장은 주요 당직과 상임위원장을 겸직하지 않는 관례에 따라 사보임을 일찌감치 결정했다. 하지만 원구성을 둘러싼 여야의 근본적 갈등이 풀리지 않아 국회 표결을 위한 야당의 협조를 구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이날 “여야 협치 등을 고려해 후임 위원장 선출 절차를 어떻게 진행할지 원내에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지난 15일 국회 본회의에서 상임위원장 사보임 안건을 처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지만, 원내 상황을 고려해 진행이 보류됐다.

특히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 처리를 앞둔 상황에서 야당의 반발 가능성을 고려해 임명이 늦춰질 것이란 전망이 현재로선 우세하다. 민주당은 복지위원장과 과방위원장 후임으로 김민석, 이원욱 의원을 내정한 상태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이와 관련, “법사위원장직 문제가 남아있는 한 다른 원 구성 변화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애초 원 구성에 야당 의사가 반영되지 못했는데, 여당의 당무 상황 변화에 따른 교체 절차에 굳이 협조할 필요가 없다는 태도다.

박병석 국회의장도 “사보임 절차를 일방적으로 처리해주기는 어려우니 여야가 더 협의해보라”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전날 기자간담회에서는 원구성 재협상과 관련해선 “어느 한쪽에서 의지를 갖고 타진하면 적극 중재하겠다”고도 했다.

민주당은 내달 국정감사 전까지는 위원장 문제가 정리돼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꼬인 실타래를 풀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사보임 단독처리 방안을 놓고 “어쨌든 국정감사가 시작하기 전에는 후임 임명이 이뤄져야 하지 않을까”며 고심의 나타냈다.

여권 일각에선 상임위 재배분 필요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낙연 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협치를 내세운데다 4차 추경안을 비롯해 민생법안 처리를 위해 야당의 협조가 필수적인 상황에서 위원장 교체를 여당 단독으로 처리하기는 부담스럽다는 이유에서다.

국회 관계자는 “상임위 논의는 양당 입장에 아직 간극이 있어 논의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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