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유치한 2021년 대한민국 정원산업박람회의 주제는 ‘정원의 벽을 허물고 시민의 삶 속으로’이며, 슬로건은 ‘태화강 국가정원이 정원산업과 일자리를 만들다’이다. 박람회의 주제와 슬로건은 행사의 성패를 좌지우지하는 중요한 사안이다. 이번에 설정된 주제 ‘정원의 벽을 허물고 시민의 삶 속으로’는 박람회의 성격을 단적으로 설명해준다.
그 동안 정원은 배타적인 공간이었다. 울타리를 둘러친 뒤 그 안에 나무를 심고 꽃을 가꾸는 전형적인 마당형 정원이었다. 그러나 지금 정원은 그 개념이 확장돼 건물 내부로, 계단으로, 옥상으로, 그리고 울타리 밖으로까지 공간이 무한정 확대돼가고 있다. 정원이 우리의 삶 속으로 들어온 것이다. 내년에 개최될 대한민국 정원산업박람회는 이렇듯 정원의 패러다임이 확 바뀌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 패러다임의 변혁은 시민들에게 감동을 불러일으키고 삶의 질 또한 바꾸어 놓을 것이다.
정원산업박람회의 슬로건도 매우 중요하다. ‘태화강 국가정원이 정원산업과 일자리를 만들다’라는 슬로건은 충분히 현실적이다. 하지만 순천만 국가정원박람회를 돌이켜 보았을 때 대한민국 정원산업박람회는 순천 보다 더 미래지향적이어야 한다. 모든 것이 4차 산업혁명으로 설명되는 이 시대에 정원도 기술적으로 진보해야 한다. 최근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센스기술 등이 발달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스마트 가든이 등장하고 있는 것은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번 대한민국 정원산업박람회가 유치됐다고 해서 모든 것이 저절로 성사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고 겪어야 할 어려움도 많을 것이다. 특히 여기저기서 도사리고 있는 코로나19는 한순간에 계획을 수포로 되돌릴 수도 있다. 모처럼 유치한 대한민국 정원산업박람회가 성공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울산시는 물론 울산시민들의 한결같은 성원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