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 비대면 온라인쇼핑 급성장
중기부, 전통시장 등 디지털 혁신 지원
디지털 상권 르네상스 시범사업도 추진

▲ 이영숙 울산중소벤처기업청 청장

어린 시절, TV속에서 소개되었던 화상통화 장면은 나에게 큰 충격이었다. 그 당시 기억에 21세기는 마음만 먹으면 모든 것이 이뤄질 것 같은 시대였다. 지금의 현실은 화상통화를 뛰어넘어 로봇 태권V가 곧 나타날 태세이다. 세상은 잠시 뒤돌아볼 여유도 없이 변화무쌍하게 새로이 태어나고 있다.

서민경제의 근간이 되는 골목시장 상권은 한때는 번성하였지만 지금은 예전같지 않은 모습이다. 역사적으로 기술과 사회문화적 변화가 있으면 유통산업은 크게 진화하며 달라진다.

통계청의 ‘2020년 7월 온라인쇼핑 동향 발표’에 따르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2.9조원로 전년 동월 대비 15.8%가 증가했고, 모바일 쇼핑 거래액은 8.8조원로 전년 동월 대비 21.2% 증가했다.

특히 전통시장과 연관성이 가장 높은 농축수산물은 72.8%가 증가했다. 2001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것이다. 7월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이전 시기였던 점을 고려하면 8월 거래액은 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로 대면방식의 거래가 기본인 전통시장은 직격탄을 맞아 어려움에 처해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전통시장이 살아나기 위한 탈출구로 전통시장의 스마트화, 배송서비스, 온라인 진출 등의 디지털화 전환이 필요하다며 여러 창구를 통해 발표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9월17일 ‘소상공인 성장·혁신 방안 2.0’을 발표하면서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상점 등에 디지털 혁신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 내용으로, 오는 2025년까지 온라인 배달 체계 등을 갖춘 디지털 전통시장 500곳 개설, 로봇 기술 등을 적용하여 소상공인 경영서비스 혁신을 지원하는 스마트 상점 10만개 보급, ‘가치삽시다 플랫폼’을 활용한 소상공인 라이브커머스 활용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하나의 상권에 2022년까지 디지털 전통시장, 스마트 상점, 스마트 공방 등이 집적되어있는 디지털 상권 르네상스 시범사업도 3곳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대한민국 동행세일(6.26~7.12)’에서는 품질좋은 지역 특산물을 저렴한 가격으로 현장이 아닌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는 라이브커머스를 진행하여 완판 행진을 이어 나갔다. 전통시장의 온라인 성공 가능성을 타진하는 새로운 시도들이었고 실제 그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울산 1호 청년몰인 신정평화시장 키즈와 맘은 동행세일 기간 동안 온라인 판로를 개척하여 오프라인 장사는 포기해야 할 만큼 온라인 판매에 성황을 이루었다는 내용으로 지역 지상파 뉴스에 보도되기도 했다.

과거의 판매방식에 익숙한 전통시장 상인은 비대면 온라인 시장으로 전환이 더 이상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닌 현실이 되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고 말한다. 급변하는 세상의 흐름에 편승해야 할 시점임이 분명하다.

울산 내에서도 비대면 온라인 진출이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동구 남목전통시장은 명절을 맞이하여 추석 선물세트를 차안에서 하차없이 비대면으로 구입하는 드라이브 스루(네이버 밴드를 개설하여 온라인으로 사전예약 및 결제를 진행) 장보기를 진행하고 있고, 중구 젊음의거리는 비대면 패션쇼를, 남구 (주)신정시장에서는 오픈몰이 아닌 비교적 경쟁이 덜한 대기업 폐쇄몰과 협업해서 곧 온라인 판매를 실시할 예정이다.

대형마트처럼 전화 한 통으로 가정까지 원하는 시간에 배달이 가능한 배송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는 태화종합시장, 학성새벽시장, 신정상가시장, 울산번개시장 등 울산 지역 내 전통시장 상인들도 점점 시대의 변화에 따라 순응하고, 이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려고 분주히 노력하고 있다.

물론 현실적인 어려움도 많이 산재하고 있고 갈 길이 먼 것도 사실이다. 이것은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소상공인들이 모두 힘을 합쳐 풀어야 할 숙제이다. 코로나 시대에서는 ‘흩어지면 살고 뭉치면 감염병에 걸린다’고 하겠지만, 전통시장 및 상점가 활성화를 위한 우리 의지만은 절대 흩어지지 않고 굳게, 단단하게 뭉쳐야 할 것이다. 이영숙 울산중소벤처기업청 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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