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태풍에 탈락·파손

인명·재산피해도 속출

태풍 잦고 강도도 세져

안전기준 등 개선 시급

▲ 울산시 북구 명촌동의 한 교회 상부 마감재가 지난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의 영향으로 파손되어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울산에서 강풍을 동반한 태풍 등 자연재해로 인해 발생하는 외벽마감재·간판 탈락 등의 사고 위험이 커지고 있다.

강풍에 떨어진 외벽마감재나 간판은 도심 속 흉기로 돌변하기도 하는데, 정작 이를 관리할 안전기준이나 점검기준은 없거나 미흡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4일 북구 명촌동의 한 교회. 이 교회 건물 상부의 외벽마감재 곳곳이 뜯겨나가 있었다. 이곳은 이달 초 잇따라 내습한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의 영향으로 철 재질의 외벽마감재 수십장이 뜯겨나갔다. 보수 공사는 최근에야 시작됐다. 당시 수십m 위에서 떨어진 철 재질의 외벽마감재가 차량을 덮치는 등의 피해가 발생해 주변 주택가와 상가 주민들이 공포에 떨었다.

울산에서는 이 교회 뿐 아니라 태풍으로 인해 건물 외벽마감재나 간판이 탈락, 파손되는 피해가 수십여건 발생했다.

하이선 내습 당시 북구의 한 폐공장에서 떨어져 나간 패널 지붕이 주택 안으로 날아들거나 주변 전신주를 충격했고, 화봉동에서는 간판 추락 신고건을 처리하던 경찰과 공무원 5명이 다치기도 했다.

학교나 건물 외벽 등에 시공된 드라이비트 소재 마감재 탈락도 수십건이었다. 두 태풍으로 인한 간판 등 파손 신고는 240여건에 달했다.

강풍을 동반한 태풍의 발생빈도와 강도는 지난 2018년부터 점차 잦아지고 강해지는 추세다. 최근 3년간은 평균 3.6개의 태풍이 한반도를 덮쳤다.

태풍 등이 점차 잦고 강해지면서 노후화가 진행되는 건물 등의 외벽마감재와 간판 탈락 등의 사고가 잦아질 가능성이 크다.

건물 외벽 마감재로 흔히 쓰이는 드라이비트 자재는 화재와 강풍에 특히 취약하다고 알려져 있다. 외벽 마감재에 대한 화재안전기준은 강화됐지만, 여전히 강풍이나 빌딩풍 등에 대한 명확한 안전기준은 없는 상태다.

도심 속 또다른 흉기로 돌변하는 옥외간판 역시 관련법에 따라 3년마다 안전점검을 실시해야 하지만 대부분 육안 점검이 이뤄지는게 현실이다. 건물주 등이 보강 작업에 난색을 표하면 달리 방법이 없고 주인이 없는 무연고 간판은 관리 사각지대로 방치되기도 한다.

태풍 때마다 쓰러지는 교회 첨탑의 경우에도 강풍에 특히 취약하지만 건축법에 따라 신고하는 공작물 대상에는 빠져있고 구조안전에 대한 확인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건축물 시공시 강풍과 관련한 안전기준이나 점검기준 등 미비점이 많다며 건축설계시 강풍 기준 마련 등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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