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찬 울산시 중구 주민자치국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우리의 일상을 지배한지 어느덧 반년이 지났다. 그 사이 우리의 마음은 지칠때로 지치고 피폐해졌고, 때문에 그간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심리 방역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나이와 세대, 성별을 가리지 않고 영향을 끼치는 코로나를 이기기 위해서는 심리 방역에도 힘을 쏟아야 할 시점이다.

코로나 블루(우울감)를 지나 코로나 레드(분노)로 변해가는 이 시점에 코로나가 더 이상 항해하지 못하도록 반드시 해야 하는 심리 방역. 그 해답은 무엇일까.

첫 번째 방역은 이웃간의 힘이다. ‘로세토 효과’라는 말이 있다. 1660년대 이탈리아 이민자들이 미국 펜실베이니아 로세토 지방에서 그 지역 구성원들간에 서로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도와주고 마음을 나누자 질병 발병률이 낮아지고 치유가 빨라졌다는 것이다. 공동체가 서로를 지켜준다는 신뢰가 있을 때, 개인은 더욱 건강해진다. 이처럼 코로나 시대에는 이웃간 신뢰와 상호존중의 공동체 문화가 질병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두 번째 방역은 바로 긍정적인 캐릭터의 힘이다. ‘캐릭터 테라피’는 캐릭터를 활용해 심리적 장애를 극복하고 치유한다는 의미의 ‘캐릭터(Character)’와 ‘싸이코테라피(Psychotherapy)’의 합성 신조어다.

이러한 치유의 힘이 있는 긍정의 캐릭터가 바로 우리 곁에 있다. 주변을 둘러보자. 중구에는 지나가는 마을버스, 횡단보도 앞, 길 위의 현수막에도 빨간 원피스를 입고 웃고 있는 한 귀여운 소녀를 흔히 볼 수 있다. 마스크를 쓰고 지인과 타인간의 경계 또한 모호해진 암울한 이 시대에 밝게 손 흔드는 그 캐릭터에 시선이 멈추면서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심리적 안정감과 친근감을 가지기도 했다. 과연 이 소녀는 누구일까. 이 소녀는 지난 2016년 중구 대표 브랜드로 지정돼 관광홍보 명예 공무원까지 임명됐고 2019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한 전국 캐릭터 경연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다.

캐릭터가 가지는 힘은 치유의 힘에 그치지 않는다. 신종코로나발 경제 불황 속 식품·유통업계가 캐릭터 마케팅으로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EBS 크리에이터 펭수처럼 인기 캐릭터와 협업하거나 자체 캐릭터를 강화하는 등 다양한 캐릭터 마케팅으로 매출이 늘어나는 효과도 보고 있다. 또한 메신저 플랫폼의 양대 산맥인 카카오톡과 라인에서도 공식 캐릭터들을 홍보하는 등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뻗어나가며 국내 캐릭터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데 일조하고 있다.

1인 1스마트폰, 인터넷 강국 대한민국에 걸맞은 지자체의 블루오션 마케팅은 바로 캐릭터 산업이다. 캐릭터 산업은 이미지에 생명을 불어넣어 수익과 지역 브랜드 홍보의 두 가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지자체 캐릭터의 선두주자로는 단연 중구의 울산큰애기를 꼽을 수 있다. 울산큰애기는 올해 유튜브를 시작하고 이외에 인스타툰, 웹드라마, 이모티콘 제작 등 다양한 활용을 통해 지속적으로 지역 주민들과 공감대를 형성 중이다. 최근에는 경찰청 캐릭터인 포돌이, 포순이와 함께 콜라보레이션 웹툰을 제작해 인기를 얻은 바 있다. 또한 지역캐릭터 활성화를 위해 농협에서도 적극적인 홍보를 계획 중이다.

모두가 힘든 시기를 이기는 힘은 사회적인 신뢰와 연대감이다.

악플 대신 사랑스럽고 막내 같은 꼬마 아가씨의 고군분투에 우리 모두가 애정(좋아요 구독)을 쏟아준다면 울산큰애기는 제2의 펭수가 돼 효녀캐릭터로 성장할 수 있다. 대한민국의 캐릭터 시장은 캐릭터 선진국으로 가는 출발점에 있다. 그 선두에는 마스크를 벗고 당당히 웃고 있는 상냥하고 씩씩한 울산큰애기가 있을 것이다. 이상찬 울산시 중구 주민자치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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