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이끄는 극흐름 후배들에게 좋은 자극이길”
‘마리 스클로도프스카’ 맡아
어려운 대사에도 호연 펼쳐

 

걸그룹 핑클 출신 옥주현(사진)이 뮤지컬 데뷔 15년 만에 처음으로 창작뮤지컬에 도전, 성공리에 마지막 공연을 마무리했다.

최근 ‘마리 퀴리’ 공연을 마친 배우 옥주현은 극중 배역이었던 ‘마리 스클로도프스카’를 내려 놓고 이번 연휴를 보냈다.

그는 “순수 창작이라는 데에 큰 자부심이 있는 작품이고, 저 역시 공연을 봤을 때 그것에 대한 감격이 컸다”며 “누구나 아는 옥주현이 이 작품을 한다는 걸 떼어놓고 생각하기 어렵지만, 그래서 마무리만큼은 감동한 옥주현이고 싶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2005년 ‘아이다’로 데뷔한 이후 15년 동안 옥주현은 화려한 대극장 무대의 주인공이었다.

아이돌 출신이라는 편견을 극복하고 실력과 노력만으로 최정상의 자리에 올라 오랜 시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옥주현이 창작 뮤지컬 재연에, 주연 배우 중 두 번째로 이름을 올리며 합류한 것은 지난 여름 뮤지컬계에서 가장 뜨거운 뉴스였다.

‘마리 퀴리’는 2018년 처음 선보인 뒤 지난 2~3월 충무아트센터 중극장에서 관객을 만났다. 공연이 탄탄한 서사와 호연으로 호평받긴 했지만, 4개월 만에 300석 규모 중극장에서 700석 규모 대극장으로 옮겨 다시 막을 올리는 건 흔치 않은 일이었다. 좋은 작품을 발전시키고 싶은 제작진의 열망에 옥주현이 합류하며 가능해진 일이었다. 공연이 전례 없이 갑작스럽게 결정되고, 과학 용어로 가득해 안 그래도 외우기 어려운 대사와 노래들이 공연 일주일 전까지 계속 수정되며 어느 때보다 고생을 많이 했다.

“사실 다른 작품에서는 제 생각을 많이, 강하게 주장하는 편이에요. 하지만 이번에는 한 번도 제 목소리를 내지 않았어요. 순수 창작이 발전해 가는 과정인데 처음부터 만들어온 제작자, 연출자, 음악가, 작가, 배우가 가장 잘 아는 거니까요.”

옥주현은 최근 몇 년 동안 문화계의 재능 있는 여성 창작자들이 두각을 드러내며 전파하고 있는 ‘선한 영향력’을 이야기했다. 여전히 남성 배우 중심인 뮤지컬계에서 두 명의 여성이 이끌어가는 흔치 않은 창작 공연이 잘 자리 잡으면 “여성 후배들에게 좋은 기회를 마련해 주는 계기가 될 것 같다”면서.

짧은 휴식을 가진 옥주현은 바로 다음 달 개막하는 ‘몬테크리스토’ 10주년 기념 공연 연습에 들어간다. 내년 그의 일정을 꽉 채운 작품들은 더 큰 기대를 해도 좋을 것 같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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