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재 울주경찰서교통안전계 경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가 잠잠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오히려 산발적 집단감염으로 확진자가 계속 발생하면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는 전국 차원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지속하는 등 코로나 19의 확산을 막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는 중이다.

이렇게 우리를 공포로 몰아넣은 코로나 19라는 감염병이 발생하면서 짧은 기간 사이에 우리의 일상에도 많은 변화가 생겨났다. 그 가운데 배달음식을 이용하는 문화가 보편적인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온라인으로 음식을 주문한 거래액이 1년 전 보다 77.5% 증가했다.

배달 업체들이 코로나 특수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소식은 코로나 19로 더 침체 된 경기를 감안한다면 반갑고 감사할 일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륜차 사고 또한 급증하여 필자가 이륜차 관련 신고를 처리하거나 관련 기사를 접할 때면 마음이 너무나도 무겁다.

빨리빨리 한 건이라도 더 배달하기 위해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륜차 교통법규 위반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경찰청과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실제로 올해 5월까지 이륜차 교통법규 위반 단속 건수는 총 23만8490건으로 지난해 5월 13만2600건보다 78.5% 급증했고 상황이 이렇다 보니 2020년 전국의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1459명으로 1년 전 1621명보다 162명이나 줄었다고 하는데에도 불구하고 이륜차로 인한 교통사고와 그로 인한 사망자 수는 오히려 증가했다. 이는 앞서 언급했듯 음식배달을 위한 이륜차 이용사례가 증가한 것이 한 몫을 한다.

이러한 배달서비스 이용 급증으로 이륜차 관련 사고가 증가함에 따라 우리 경찰은 주요 사고 다발 지역에서 단속을 강화하고 국토교통부와 함께 이륜차 안전관리 강화대책을 발표하는 등 이륜차 안전관리를 위해 힘쓰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이륜차의 신호위반, 속도위반, 안전모 미착용 사례는 흔하게 볼 수 있고 아찔한 순간이 너무나도 자주 목격하고 있다. 배달음식 주문시간대와 퇴근시간대가 대부분 비슷하다 보니 도로는 차들로 꽉 막혀서 배달하는 사람의 마음도 기다리는 사람도 모두 급해져 이런 상황이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어느 한쪽만 탓할 수 없는 문제로 모두가 함께 노력해서 해결할 수밖에 없는 문제다. 우리 경찰과 관계기관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주문을 하는 고객의 빠른 배달보다는 안전한 배달을 주문하는 여유와 맛있는 음식을 배달하는 배달원의 올바른 안전의식이 합쳐져야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나의 배고픔만 생각하다보면 타인의 안전이 위협받게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바람직한 배달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러기 위해선 배달원은 자동차에서 안전벨트와 다름없는 안전모 필수 착용, 우천시 저속 운행 등 교통법규를 준수해야 한다. 또 주문자는 시간적 여유 있게 주문하고, ‘빨리 배달해 주세요’라는 메시지 보다는 ‘안전하게 배달해 주세요’라는 따뜻한 한마디로 서로 배려한다면 코로나 19로 예민하고 각박해진 사회 분위기 속에서 잠시나마 위안이 되고 마음의 여유를 갖게 해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해 본다.

김성재 울주경찰서교통안전계 경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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