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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소윤 진행워터웨이 울산지사장

빨간색을 보았을 때 갑자기 위험하다고 느끼거나, 오렌지색을 보고 에너지가 생긴다고 생각한 적이 있는가? 색에는 인간의 생리나 감정에 영향을 미치는 힘이 있다. 인간은 색을 단순히 눈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각각의 색상은 의미를 내포하는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

블루 먼데이(Blue Monday)라는 말을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여기서 블루는 우울증, 슬픔을 의미한다. 1830년대부터 영국 등지에서 쓰던 용어로 한 주간 입었던 작업복을 ‘표백시키는(bluing) 날’에서 비롯됐다. 결속력과 협상력이 강한 숙련 노동자들은 월요일을 ‘동료들의 날’이라며 일요일 저녁부터 밤새 술을 마시며 시간을 보냈지만 쉬는 날이 부족한 견습공이나 비정규직에게 월요일은 되려 우울한 시간이었다.

또 블루칼라(Blue Collar)도 있다. 이 단어는 1924년 미국 아이오와주의 앨댄이라는 곳의 지역신문에 난 구인광고에서 처음 쓰여졌다. 당시 현장에서 일을 하던 사람들은 보통 청바지에 청색셔츠를 입은 것에서 유래했다. 파란색은 때와 얼룩을 눈에 띄지 않게 하는 색깔이었고, 청바지와 청색셔츠의 소재 또한 쉽게 찢어지지 않았기에 육체적 노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제격이었다. 이러한 직업군의 특징을 살려 쓴 단어가 블루칼라였고 힘든 노동자들을 표현하는데 많이 사용되었다.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가 장기화 되면서 ‘코로나’와 ‘우울감(blue)’이 합쳐진 신조어 코로나 블루(Corona Blue)가 등장하였다. 코로나 확산으로 일상에 큰 변화가 닥치면서 생긴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을 뜻한다.

지난 8월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 블루’와 관련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53.2%가 ‘외출을 잘 못해 답답함을 느낀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에 전문가들은 코로나 블루는 전염성이 크기 때문에 심리 방역에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에 나섰고, 울산시는 울산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를 통해 지속적인 심리지원을 하고 있다.

코로나 블루에 보다 많이 노출되는 이들은 소상공인, 장애인 등 우리 사회의 약자들이다. 이들에게 무엇보다 따뜻한 위로와 배려가 절실하다. 그래서 필자는 코로나 극복을 위해 코로나 마젠타(Corona Magenta) 주문을 외치려고 한다.

3가지 색을 여러가지 비율로 섞으면 모든 색상을 만들 수 있다는 색의 3원색(마젠타, 시안, 옐로우)중의 하나인 마젠타는 붉은색에 보라를 섞은 듯한 색상인 심홍색으로 ‘배려, 희생, 사랑, 협동’ 등을 의미한다.

‘1센트 마젠타 우표’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우표로 우표계의 모나리자라고 불리기도 한다. 1856년 영국령 기아나에 폭풍이 휘몰아쳐 본국으로부터 우표 공급이 끊어지자 우체국장은 지역 인쇄업자를 통해 ‘1센트 마젠타’ 우표를 만들어 임시로 판매했다. 1873년 버넌 본이라는 소년이 이 우표를 편지에서 뜯어내다가 귀퉁이를 모두 잘라버려 팔각형 모양으로 바뀌었다. 이것이 바로 세상에서 단 한 장뿐인 우표 ‘1센트 마젠타 우표’의 시작이다. 이 소년은 우표상에게 1.5달러에 우표를 팔았다. 이후 이 우표는 여러 수집가를 거치며 가치가 폭등했으며 2014년 뉴욕에서 약 950만달러(한화 115억5508만원)에 판매되었다. 이 심홍색의 우표 중간에는 검은색 잉크로 범선이 그려져 있고, 라틴어로 “Damus Petimus Que Vicissim(받기를 원한다면 먼저 주어라)”가 적혀 있다.

위로와 격려를 통한 심리 방역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상황이다. 우리 모두 주변의 힘든 이웃을 위해 코로나 극복 주문 ‘코로나 마젠타(Corona Magenta)’를 외쳐 보자.

김소윤 진행워터웨이 울산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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