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정준우 교수팀 발견

암·병원균 진단에 활용 가능

▲ UNIST 물리학과 정준우 교수, 생명과학과 강주헌 교수, 물리학과 엄유진 연구교수(오른쪽부터).
UNIST(울산과학기술원) 연구진이 반딧불의 깜빡임이나 움직이는 시계추처럼 일정한 규칙에 따라 발생하는 동기화 현상을 이론적으로 밝혀냈다.

UNIST는 물리학과 정준우 교수팀이 미세한 기름관(미세유체관)에서 작은 물방울들을 만들 때 저절로 박자를 맞추는 현상을 최초로 발견했다고 19일 밝혔다.

또 이 동기화 현상의 원인을 설명할 이론적 모델까지 제시했다.

기름이 흐르는 미세유체관에 물을 양옆에서 넣어주면 기름과 섞이지 않는 물줄기가 스스로 끊어져 물방울이 된다. 원래 이 물방울은 양쪽에서 엇박자로 만들어지는 것이 당연했다. 그런데 연구팀은 특정조건에서 처음에는 제각각 만들어지던 물방울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저절로 박자를 맞추며 동기화 되는 장면을 잡았다.

연구팀은 이를 ‘경계면 간(계면)의 상호작용이라는 물리학적 원리’로 설명했다. 물-기름 간 경계면에서 미세하게 발생하는 진동을 시계추처럼 하나의 진동자로 본 것이다.

물방울이 여러 개 생기면 진동자가 물방울 수만큼 생기고 여러 진동자 간의 상호작용으로 물방울 생성 주기가 맞춰진다. 마찬가지로 물 속에서 떠다니는 세포의 섬모를 하나의 진동자로 보면 섬모들이 박자를 맞춰 움직이는 행태를 설명할 수 있다.

연구팀은 두 물방울 생성이 박자를 맞추는 정도를 두 물방울(계면)의 거리, 액체의 흐름 속도, 점도 등을 조절해 바꿨다. 이는 암이나 병원균을 진단하는 랩온어칩(Lap-on-a-chip)에서 액체 시료의 흐름을 조절하는 데 쓰일 수 있는 기술이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