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세홍 사회부 기자

민선 7기 울산시를 향한 북구민의 여론이 심상치 않다. 각종 현안 사업에서 북구민들이 외면받고 있다는 것이다. 북구민들 사이에서는 “송철호 시장 체제에서는 북구는 더이상 희망이 없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울주군만 울산시냐, 선거때 보자”는 의미심장한 얘기도 나온다. 북구민이 화가 난 이유가 뭘까. 되짚어보면 그럴만도 해 보인다.

북구는 올해 초 시가 공모한 농수산물도매시장 유치에 실패했다. 최적의 입지라고 자평했지만 울주군에 넘겨줘야 했다. 얼마 후 울산시는 뉴딜사업으로 농수산물도매시장 예정부지 주변에 사업비 총 4500억원을 들여 ‘행복타운’을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북구 홀대론이 나오던 이유였다. 이 뿐만이 아니다. (가칭)송정역 광역전철 연장운행 문제도 있다. 내년 3월 개통을 앞두고 여전히 시와 철도당국이 예산 부담 주체를 놓고 샅바 싸움을 하고 있다. 여론이 악화되면서 송철호 시장이 중앙부처를 찾아다니며 건의하고 있지만 북구민의 눈에 차지 않는 게 현실이다.

울산산림복지단지도 북구민의 심기를 건드린다. 590억원으로 울산시가 부지를 매입해 제공하면 나머지 사업비는 정부와 시가 절반씩 분담하는 국비 지원사업이다. 지역 기초지자체와의 치열한 경쟁 끝에 지난 2018년 2월 북구가 선정됐다. 북구민들은 강동관광단지와 연계해 관광도시 북구 도약을 기대했지만 그 믿음은 오래가지 않았다. 약 2년 8개월동안 시작도 못하고 방치되고 있기 때문이다. 울산시의 재정절벽 현상으로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다. 산림복지단지 지정 이후 3년 이내 조성계획을 수립하지 않으면 산림청이 지정을 취소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산림복지단지 지정이 철회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울산시가 최근 발표한 2035년 울산도시기본계획은 민선 7기를 향한 불신을 더욱 키웠다. 성장 거점인 도심 축을 기존 1도심에서 2도심 체제로 전환한다는 게 계획의 골자다. 북구는 철저히 배제되고, 울주군에 모든 계획의 초점이 맞춰졌다는 게 북구민의 목소리다. 도시기본계획을 보면 기존 중·남구 1도심 체계에서 KTX울산역세권과 울산경제자유구역, 수소 및 게놈특구, 울주강소개발특구 등이 들어서는 서부권(언양, 삼남, 상북)을 새로운 도심으로 육성한다. 여기에다 기존 지역중심이던 범서가 부도심으로 격상한다.

인구가 울산에서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북구가 시의 중장기계획에서 아무런 변화가 없다는 점을 북구민들은 인정할 수 없다고 한다. 송정역 중심의 3도심 체계로 계획을 짰어야 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시가 의도적으로 북구를 외면하고 있다는 의견까지 나오는 가운데 북구민 여론의 정점은 ‘제2의 판교 밸리’로 불리는 도심융합특구 유치전으로 예상된다. 시는 5개 구·군으로부터 접수받은 후보지 8곳을 지난 16일 국토부에 보냈다. 시는 경쟁이 치열해 입지선정의 전권을 국토부에 넘겼다고 했다. 이번에도 유치에 실패한다면 북구 여론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것이다. 민선 7기 송철호 시정 이후 주요 시설의 입지가 울주군 집중현상이 지나치다는 시각은 다른 구도 마찬가지인 듯하다. 송철호 시정이 주요 시설 등 입지선정에 더욱 공정성과 투명성이 담보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이유다. 정세홍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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