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군이 옛 언양시외버스터미널 부지를 내년에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군은 최근 지방재정투자심의회를 열고 옛 언양시외버스터미널 부지 5338㎡(1617평)와 건축물 1725㎡를 매입하는 안을 승인했다. 그러나 이 부지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계획을 수립하지 않았다. 천문학적인 예산으로 부지를 미리 사놓고 활용방안을 찾지 못한다면 자칫 낭비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제 부지 매입이 결정된만큼 활용방안을 하루 빨리 찾아야 서부권의 전체적인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울산시가 최근 발표한 2035년 울산도시기본계획에 따르면 울산은 기존 ‘1도심 4부도심’에서 ‘2도심 4부도심’으로 도시체계가 바뀐다. 또 하나의 새로운 도심은 바로 언양과 삼남을 아우르는 서부권을 말한다. 서부권은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영남알프스와 대규모 공단으로 둘러싸여 있어 도시의 팽창압력이 큰 곳이다. 특히 KTX울산역을 중심으로 울산전시컨벤션터와 역세권 복합특화단지 등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인구 밀집도도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옛 언양시외버스터미널 부지를 앞으로 어떻게 활용할지 답을 찾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언양을 가로지르는 태화강 상류(남천) 이북의 언양 지역은 오랜 세월 동안 서부권 중심 역할을 해왔다. 언양읍성과 학교, 시장, 행정기관이 대부분 언양지역에 위치해 있었다. 그러나 KTX울산역 주변의 역세권이 확대되면서 상대적으로 강북 지역의 상권은 쇠퇴를 거듭해왔다. 언양시외버스터미널 부지 활용방안은 이같은 강북과 강남의 균형발전 차원에서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울주군도 기본적으로는 옛 언양터미널 부지를 공공목적으로 개발한다는 방침을 내부적으로 정해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에 의하면 언양터미널 부지는 일부 상업지역을 제외하고 대부분이 ‘터미널’로 용도가 지정돼 있다. 현재로서는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도시계획시설 변경에 대한 울산시와의 협의가 이뤄지면 이 부지는 다른 용도로 충분히 바꿀 수 있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이 부지가 주상복합아파트 등으로 전용되는 것이다. 아파트 업체가 뛰어들면 계획적인 도시개발은 힘들어진다.

옛 언양시외버스터미널 부지와 인접해 있는 언양알프스시장은 100년 이상의 전통을 갖고 있다. 그만큼 상권이나 전통 측면에서 큰 저력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언양시외버스터미널 부지를 매입하기로 한 것은 잘 한 일이다. 전통시장의 특성과 터미널부지의 랜드마크 기능을 잘 보완하면 새로운 명물이 탄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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