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참모로 산다는 것’
신병주 건국대 교수 특강
“임사홍·장녹수·김개시는
불통으로 혼군의 길 유도”

▲ 신병주 건국대 교수가 지난 19일 울산시 남구 CK아트홀에서 열린 비즈니스컬처스쿨 제18강에서 ‘조선의 참모로 산다는 것’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말이 있듯이 조선시대 참모의 적절한 발탁과 활용은 그 시대의 성공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인이 됐다. 이는 비단 과거에만 머물지 않는다. 국민이 주인이 되는 민주사회가 도래했지만, 조선시대 명참모들이 갖추었던 덕목은 여전히 의미가 있다. 왕과 참모가 어떤 방식으로 목표를 설정하고, 정책을 추진하고, 소통과 포용의 리더십을 발휘했는지 알아보는 시간이 마련됐다.

지난 19일 남구 CK아트홀에서 열린 제10기 BCS 18강 강의에서는 신병주 건국대 교수가 ‘조선의 참모로 산다는 것’을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신 교수는 조선 최고 권력자인 왕과 그를 최측근에서 보좌하는 참모들에 대한 이야기를 자신만의 깊이 있는 해설로 풀어냈다.

우선 조선 전기에는 태종의 하륜, 세조의 한명회와 신숙주 등 ‘킹메이커형’ 참모들이 다수 탄생했다. 세종의 참모들도 눈여겨볼만 하다.

신 교수는 “세종은 개인적으로도 능력이 뛰어났지만, 자신을 돕는 인재 발굴에도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 왕이다. 천민 출신의 과학자 장영실, 명재상 황희, 집현전의 중심 인물 성삼문 등 다양한 계층에서 참모를 발굴했다”고 설명했다.

조선시대 참모들 중 성종의 참모 서거정, 성현, 김종직, 김일손 등도 빠질 수 없다. 성종은 이들과 함께 15세기의 제도와 문물 정비를 완성했다.

반대로 왕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참모들도 있었다. 임사홍, 장녹수, 김개시 등이 대표적이며, 이들은 불통의 리더십을 보인 왕들을 더욱 혼군의 길로 가게 했다.

16세기 성리학 이념이 본격적으로 정착하는 시기에는 학문적 수준이 높은 학자형 참모들이 많이 등장한다. 김인후, 조식, 이이 등이 대표적이다.

당쟁이 치열했던 조선후기에도 참모들의 활약은 계속됐다.

신 교수는 “조선 후기에는 당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왕의 참모이면서 당파 핵심 인물로 활동한 참모들이 다수 배출됐다. 그 중 인조에서 숙종에 이르는 시기 최고의 영향력을 미쳤던 참모는 송시열이다. 그리고 그의 맞수였던 허목도 주목해볼만 하다”고 소개했다.

신 교수는 서울대 규장각 학예연구사를 거쳐 현재 건국대학교 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는 JTBC ‘차이나는 클라스’, KBS ‘역사저널 그날’ 등에 출연해 조선시대 역사와 문화를 대중에게 쉽게 전달하고 있다. 현재 궁능활용 심의위원, 외교부 의전정책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주요 저서로는 <책으로 보는 조선의 역사> <왕으로 산다는 것> <참모로 산다는 것> 등이 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