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고유의 정치적 색채 뚜렷
14대 전국적 민주자유당 강세속
故정주영 현대명예회장 창당한
통일국민당 울산 4석중 3석 차지

지방의회, 정치인 육성학교로
정갑윤 의원 등 지역 정치인 다수
지방의원 거쳐 단체장·국회의원
군수 선거만 지방의원 출신 없어

선거법 위반 당선무효형 잇따라
최근 김진규 남구청장 비롯
2017년 김복만·윤종오 낙마
올해도 국회의원 2명 기소상태

2018년 제7회 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압승, 2020년 제21대 총선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압승. 울산지역 유권자들은 최근 치러진 두 차례의 공직선거에서 정반대의 결과를 냈다. 남북 평화 분위기 속에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집권여당에 힘을 실어주는 전국적인 분위기에 편승했다가도 총선에선 180석에 가까운 슈퍼 여당 탄생에도 불구하고 야당을 택했다. 역대 선거에서도 울산에선 고유의 정치적 색채가 드러나기도 했다. 타 시도에 비해 야당 강세 현상이 뚜렷했고, 울산에서 성장한 현대중공업 창업자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창당한 정당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진보정치의 1번지로 불리기도 했다. 2000년대 접어들며 보수 강세지역으로 재편됐다.
 

 

◇총선에서 드러나는 울산 정치 색채

울산의 지역구 국회의원은 본보가 창간하기 전년인 1988년 13대 총선부터 4명으로 늘었다. 1명에 불과했던 이전에 비해 정치적 입김이 커졌다.

당시 4개 지역구에서 민주정의당 소속 김태호(중구), 박진구(울주), 통일민주당 소속 심완구(남구), 무소속 정몽준(동구) 후보가 당선됐다. 보수 2명과 민주·무소속 각각 1명으로, 후보간 치열한 각축전의 결과였다. 제1야당으로 올라섰던 평화민주당은 지역에서 당선자를 내지 못했다.

14대 총선에선 민주자유당이 전국 237개 지역구 의석 중 거의 절반에 가까운 116석을 차지했지만 울산에선 1석(울산군 김채겸)을 얻는데 그쳤다. 나머지 3석은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대선 출마를 위해 창당한 통일국민당(중구 차화준, 남구 차수명, 동구 정몽준)이 차지했다. 통일국민당 소속 당선자는 경남에서 울산이 유일했다.

남구가 남갑, 남을로 나눠진 15대 총선에선 신한국당(중구 김태호, 남갑 차수명)과 통합민주당(남을 이규정, 울주구 권기술), 무소속(동구 정몽준) 체제로 바꼈다.

울산이 전통적 보수 강세지역으로 떠오른건 16대 총선 때부터다.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이 16대 4석(중·남·북·울주), 17대 4석(중·남갑·남을·북구(재보선)), 18대 한나라당 5석(중·남갑·남을·동·북)에 이어 19대 총선에선 6개 지역구 전석을 한나라당의 후신인 새누리당이 차지했다. 20대 총선에선 진보정당에 2석을 내주며 3석을 얻는데 그쳤지만 올해 4월15일 치러진 21대 총선에선 새누리당의 후신인 미래통합당이 5석을 얻으며 보수의 건재함을 보였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비례대표(더불어시민당)를 포함해 180석의 슈퍼 여당으로 우뚝 섰지만 울산에선 1석을 얻는데 그쳤다. 2년 전 치러진 제7회 지방선거에서 울산시장을 비롯해 지역 5개 기초단체장, 광역·기초의원을 대거 배출했던 것과는 정반대의 결과였다.

 

◇정치 신인들의 등용문 지방의회

본보가 창간하고 2년 뒤인 1991년 법 개정에 따른 지방자치제 부활로 정치인들의 선택의 폭은 기초·광역의원, 기초·광역단체장, 국회의원 등으로 넓어졌다.

1991년 3월 실시된 제2기 1대 울산 기초의원 선거에선 총 64명이, 같은 해 6월 광역의원 선거에선 12명이 각각 선출됐다. 1997년 72명으로 광역시의회 출범, 1998년 광역의원 17명 선출 등을 거쳐 현재에 이르렀다.

특히 지방의원의 경우 단체장, 국회의원으로 꿈을 이룰 수 있는 소위 정치인 육성학교로도 불렸다. 정치 신인들은 기초의회를 통해 꿈을 키우고, 광역의원은 풍부한 경험이나 실적을 바탕으로 정치력을 키워 자치단체장이나 국회의원 등 더 넓은 무대로 뻗어나가고 있다.

울산에선 대한민국 의전 서열 9위 국회 부의장을 역임한 정갑윤 전 국회의원을 포함해 지역 정치인 상당수가 광역·기초의원 등 지방의회를 거쳐 기초단체장, 국회의원으로 성장했다. 현역인 21대 지역 국회의원 6명 중 3명(박성민·이채익·권명호)도 지방의원을 거쳤다. 기초단체장 중에서도 박태완 중구청장과 정천석 동구청장이 지방의원으로 입문해 현재에 이르렀다.

지방의원 출신으로 국회의원에 도전한 인물은 15대 이일성·정천석 등 3명, 16대 윤두환·윤광일, 17대 정갑윤·천병태 등 7명, 18대 이채익 등 4명, 19대 유태일·이은주 등 6명, 20대 정찬모·김종훈 등 7명, 21대 박성민·강석구·박성진·권명호 등 7명이이다. 정갑윤·윤두환·조승수·이채익·김종훈·윤종오·박성민·권명호 등 8명은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기초단체장 대부분도 지방의원 출신이다. 전·현직 중구청장 조용수·박성민·박태완, 남구청장 이채익·김두겸·서동욱, 동구청장 김창현·정천석·김종훈·권명호, 북구청장 조승수·이상범·강석구·윤종오·박천동 등이다. 유일하게 울주군수 선거에선 지방의원 출신 당선자가 없다.

 

◇공직선거법 위반에 따른 낙마

울산에선 적지 않은 정치인들이 공직선거법 등을 위반해 당선무효형을 선고 받는 사례가 잇따랐다. 가장 최근으론 지난 8월 당선무효형인 징역 10월이 확정된 김진규 남구청장이 낙마해 현재 남구청장 공백 상태다. 김복만 전 교육감 역시 2017년 직을 잃었다. 2016년 총선에서 당선된 윤종오 전 국회의원도 사전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2017년 대법원에서 당선무효형인 벌금 300만원을 확정받고 의원직을 잃었다.

북구에선 조승수·윤두환 전 국회의원과 강석구 전 북구청장이, 동구에선 김창현·정천석 전 동구청장이, 중구에선 조용수 전 중구청장이 당선무효형을 선고 받아 직을 잃은 바 있다. 21대 총선에서 당선된 이채익·박성민 국회의원은 최근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