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0보 걷기-약 6~7㎞ 삼호교~태화루 왕복 거리
9000원 먹기-울산 낙지볶음·대구탕 한그릇 가격

▲ 장생포 고래문화마을에 조성된 박물관 생태체험관, 울산함 등을 9000원짜리 자유이용권으로 이용할 수 있다.

울산의 자랑이자 보물인 태화강국가정원에서 9000보를 걷는다면 어디서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9000원으로 울산에서 즐길 수 있는 식사와 구경거리는 어떤 게 있을까.

울산에서 고속도로 통행료 9000원으로는 어디까지, 또 시외버스로는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본보가 창간한 1989년의 9000원과 2020년의 9000원은 화폐 가치는 얼마나 차이가 있을까. 본보 지령 9000호를 맞아 숫자 9000과 연관된 울산의 다양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찾아봤다.

성인男 평균 30~40분 걸으면 9000보
태화강국가정원 산책로 즐기기 충분
동구 한마음식당 3명 식사비 9000원
장생포 고래문화마을 자유이용권도
울산시청~울산대학교 택시비 9000원
울산현대 작년 평균 유료관중 9000명

◇삼호교부터 태화루까지, 걸으면서 즐기는 태화강 국가정원

지난 2018년 7월 국가하천으로 승격된 태화강은 울산 시가지 정중앙부를 지나 동해로 흘러드는 강이다. 현재는 매년 연어도 회귀하고 1급수에만 사는 물고기도 돌아와 ‘태화강의 기적’으로도 불린다. 하지만 1990년대 중반만 해도 태화강은 일명 ‘죽음의 강’이었다. 당시 태화강은 소위 ‘똥물’ 수준이었고 태화다리는 ‘똥다리’라고 불렸다. 울산시와 시민, 지역 기업체들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면서 점차 수질이 개선되고 강변에는 십리대밭이라 불리는 대나무숲과 태화강 국가정원이 조성돼 지금에 이르렀다.

태화강은 길이가 46㎞에 달하고 유역면적도 643㎢에 이른다. 생태정원부터 시작해 대나무숲, 계절마다 바뀌는 꽃들, 수생정원 등 사시사철 변모한다.

태화강 국가정원에서 9000보를 걷는다면 대략 6~7㎞를 이동할 수 있다.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서 각종 조성된 정원을 즐기면, 태화강 국가정원이 좀 더 색다르게 보인다.

구 삼호교 운동시설이 있는 곳에서 산책로를 따라 걷기를 시작해본다. 최근 새로운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태화강국가정원교까지는 약 1.5㎞ 정도 걸린다. 태화강국가정원 안내센터와 광장을 지나면 두 갈래 길이 나오는데 왼쪽으로 가면 산책로, 오른쪽으로 가면 각종 정원을 즐길 수 있다. 은하수길과 대나무테마정원, 놀이정원까지 이 모든 것들은 무료다.

태화강 국가정원이 새겨진 대형 간판을 지나면 태화루가 보인다. 구 삼호교에서 태화루까지는 약 3㎞가 조금 넘는다. 성인 남자의 보통 걸음으로 걷는다면 30~40분 정도 소요된다. 걸음으로는 약 4500보 정도.

태화루는 감성이 넘쳐나는 울산의 또다른 야경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각종 조명이 은은하게 태화루를 비추고 휴식 공간도 잘 갖춰져 있다. 태화루에서 다시 구 삼호교로 출발해본다. 태화강 국가정원 안내판을 지나 야외공연장 쪽으로 오면 2㎞가 조금 되지 않는다. 걸음 측정 어플에는 약 4500보 정도, 구 삼호교에서 출발해 태화루까지 갔다가 다시 구 삼호교로 도착하면 약 9000보 정도 걸을 수 있었다.

▲ 삼호교에서 태화루까지 왕복 거리는 약 6~7㎞로 9000보 정도, 성인 남자의 경우 평균 30~40분 정도 소요된다.

◇9000원으로 즐기는 울산

통계청에 따르면 본보가 창간한 연도인 1989년 이후 31년이 지난 2020년 현재와 비교하면 물가상승배수는 약 2.8배다. 당시 9000원의 가치는 현재로 따지면 2만5000원 수준이다. 반대로 2020년 9000원을 1989년과 비교하면 물가상승배수는 0.35배. 약 3200원 수준이다. 당시 화폐 가치로 따지면 200원 수준이던 라면 16봉지, 200원 우유 16개, 120원 시내버스는 26번을 타고도 80원이 남았다. 한갑에 500원 하던 담배는 6갑, 한 그릇에 600~700원 수준이던 자장면도 5그릇 사 먹을 수 있었다.

현 시점 울산에서도 9000원으로 먹을 거리와 즐길 거리는 충분하다.

지난 7월 기준 울산시로부터 지정된 총 100여곳의 착한가게업소 중 ‘중구 골목식당’에서 판매하는 낙지볶음이 9000원이다.

또 여전히 저렴한 가격으로 울산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동구 한마음식당의 2500원짜리 자장면을 2그릇 시키고 4000원짜리 짬뽕을 시키면 딱 9000원이다.

북구에 위치한 대복대구탕에서 판매하는 대구탕의 가격도 9000원이다.

포경으로 한 때 유명했던 장생포 고래문화마을도 9000원으로 즐기는 게 가능하다. 국내에서 유일한 문화특구지역으로 조성된 장생포 고래문화마을에서는 박물관 생태체험관, 4D와 5D 영상관 군함인 울산함 탑승 등이 가능하다. 각 시설 개별입장시 1만4000원 정도 지불해야 하나, 9000원짜리 자유이용권으로 보다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 울산에서 경남 창원까지 시외버스 요금은 9100원이다.

◇고속도로 통행료, 시외버스 9000원으로 어디까지?

만약 9000원으로 울산 외 지역을 이동한다면 어디까지 가능할까.

울산TG 기준 고속도로 통행료로 살펴보면 약 100㎞가 넘는 대구까지 고속도로 통행료는 중형차 기준 6300원, 경북 경산 5500원, 경북 구미까지 8700원이다. 경남 창원까지는 5700원, 경남 진주까지는 8400원이다.

울산에서 경북 경산이나 대구, 경남으로는 창원, 진주 정도까지 가능하다.

만약 시외버스를 이용한다 해도 요금 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다. 시외버스 요금 기준으로 울산에서 동대구까지는 7700원, 경남 창원까지는 9100원이다.

택시를 이용한다면 울산시청을 기준으로 남구 울산대학교, 중구 다운동 행정복지센터, 울산종합운동장까지 이동할 수 있다. 버스로는 현금 1300원 기준 시내버스 7회 탑승이 가능하다.

15년만에 K리그 정상에 도전하고 있는 울산현대의 지난해 평균 유료관중수가 9000여명이었고, 이달 개막한 프로농구 울산현대모비스 입장권도 9000원 안팎으로 이용 가능하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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