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혜은 동국대명예교수 반구대암각화 세계유산등재 추진위 학술분과위원회 위원장

지난 10월14일 드디어 ‘반구대 암각화 세계유산 등재추진위원회’가 발족되었다. 오랫동안 물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과 세계 암각화 유산과의 비교연구에서 과연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를 찾을 수 있을까에 대한 논의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세계유산을 위한 추진위원회가 발족했다는 것은 세계유산 등재 준비를 위한 작업이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반구대 암각화 세계유산 등재추진위원회는 4개 분과(행정지원, 학술연구, 보존관리, 대외협력) 38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추진위원회는 각 분과에서 따로 또는 위원들 전체가 세계유산 등재추진을 위한 원동력이 되어 순조롭게 등재신청서 작성 및 제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본다. 세계유산 등재 추진위원회가 발족되었다고 해서 1~2년 사이에 세계유산에 등재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우선, 세계유산 등재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등재여부가 결정되는데 대체로 세계유산 등재신청서 제출 후 1년 반이라는 심사기간이 걸린다.

더구나 2020년부터는 세계유산 등재 심의에 많은 제약이 있어서 우리나라에서 등재신청서를 제출했다고 해서 바로 그해에 등재심의가 시작된다는 보장 역시 없는 상황이다. 그 이유는 국가간 세계유산 등재 건수에 많은 차이가 있기 때문에 국가간 균형을 맞추기 위한 세계유산위원회의 결정사항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1년에 35건만을 심의하며 세계유산협약에 가입은 하였으나 아직까지 세계유산을 하나도 보유하지 않는 국가에 우선권을 주는 등 10가지의 기준이 있다. 또한 국내에서도 다른 지자체에서 등재신청을 하는 경우 경쟁을 통해 세계유산 등재신청서를 제출할 수 있는 자격을 취득해야만 하는 절차가 있다.

세계유산 등재를 성공한 경우를 보면 유산간 많은 사례가 있다. 짧게는 최소 5년 정도에서 길게는 20년이 걸린 경우도 있다. 그만큼 세계유산 등재는 쉽지 않은 숙제이다.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서는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보유하고 있는가가 가장 중요한 점인데 이를 위해서는 유산의 진정성과 완전성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고, 등재기준 10가지 중 하나 이상을 만족해야 하며, 보존관리가 잘 되어있어야 한다는 기준이 있다.

물론 유산지역은 충분히 등재하고자 하는 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가 반영될 수 있도록 설정되어야 하며, 완충구역은 이 유산의 특징을 완전히 나타낼 수 있도록 보장될 수 있는 지역을 포함하고 있는가의 여부이다.

또한 유산의 보존상태, 보존을 위한 관리, 그리고 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위협하는 위험으로부터의 보호 정책 등도 포함된다.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유산의 소중함, 자랑스러움, 자부심은 우리부터가 갖고 있어야 한다.

우리가 소중히 가꾸고 간직하지 않는 유산은 그 누구도 보호, 보존해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식하여야 한다.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 함은 우리의 유산만이 아닌 전 세계인이 보호하고 관리하는 유산으로 되었다는 의미도 있다. 그만큼 우리의 후손에게, 전 세계인의 후손에게 우리의 유산이 중요하고 보존되어야 할 가치가 있음을 천명하는 것이다.

반구대 암각화의 세계유산 등재는 세계유산에 관여하고 있는 울산광역시 공무원, 울산시 특히 울주군 주민, 그리고 전문가의 협력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다. 이는 이 세 주체가 하나가 되어 노력하지 않는다면, 세계유산으로의 등재는 포기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추진위원회가 구성될 때까지 울산광역시의 문화유산 관계자들과 반구대 암각화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도출하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정말 많은 시간을 투자한 세계유산 신청서 팀들의 노력이 있었다. 이분들에게 그동안의 노력에 칭찬을 아끼지 않으며, 추진위원회의 발족이 이들에게 동력이 되어 순조롭게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노력이 지속되기를 기원해 본다.

이혜은 동국대명예교수 반구대암각화 세계유산등재 추진위 학술분과위원회 위원장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