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끝)시민정원사의 도전‘정원스토리페어’

▲ 시민정원사들이 조성한 정원스토리페어 공간. ‘희망레인보우’ 제목아래 태화강, 고래, 연어, 선사인의 반구대암각화 등을 표현했다.

태화강국가정원 지정 1주년 기념행사가 이번 주(10월23~25일) 마련된다. 그동안 대면활동에 제약을 받았던 시민들에게 도심 속 태화강국가정원은 가까운 곳에서 마음의 우울감을 떨쳐내는 휴식처이자 힐링공간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본보가 지난 3개월에 걸쳐 진행했던 ‘정원도시울산, 시민손으로’는 이처럼 1년 전 지정돼 큰 사랑을 받고있는 태화강국가정원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온 것이다.

다만 태화강국가정원의 가치와 의의, 현황을 다시 알리기 보다는 1년 여의 기간을 보내는 동안 새롭게 우리가 터득한 정원의 확장성, 공원과의 차별화, 전문가 아닌 일반시민들의 적극적 참여도에 대해 시민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했다.

다행히 독자들 중에는 태화강국가정원이 어느 한 구, 한 동에 편중되지 않으려면 울산 시민 모두가 나와 이웃이 함께 머무는 주변 공간을 정원으로 채워 나가야 한다는데 공감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시민 누구나 정원 조성에 관심을 두고 개인의 힐링은 물론 더 나아가 도시환경을 아름답게 가꾸는 주역으로 활약해야 한다며 각종 교육프로그램과 동아리 참여에도 적극 나서는 중이다.

▲ 태화강국가정원 내 대나무생태원에 조성된 정원 작품.

태화강국가정원 1주년 기념 참여 행사
23~25일 태화강 정원 스토리페어 개최
시민·학생 20팀 개성 넘치는 작품 소개
정원도시울산 가꾸기 시민 공감대 형성
울산 곳곳서 교육·동아리 활동 등 마련
지자체 통합 정원 콘테스트 추진 필요

◇시민정원사의 참신한 공간연출 한자리에

23일부터 25일까지 3일간 태화강국가정원 내 대나무생태원 일원에서 ‘2020 태화강 정원 스토리 페어’가 열린다.

울산시와 울산조경협회가 공동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태화강국가정원 1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로 ‘태화강에 뜬 무지개정원’이라는 주제아래 전문가와 일반시민팀이 각각의 정원공간을 조성해 시민들과 공유하는 행사다.

대나무생태원 정원 스토리 페어 현장에는 현재 25점의 정원 공간이 새롭게 마련됐다.

이를 위해 이 곳에서는 열흘 전부터 울산조경협회에 소속 된 회원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5개팀 지역공동체가 각각 대규모 화려한 정원 작품들을 조성하며 개성적인 정원 공간을 연출해 왔다.

전문가의 완성도 높은 공간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태화강국가정원 지정 이후 새롭게 도시정원 문화에 눈을 뜬 시민과 학생들 역시 사전 공모에 참여, 예선을 통과한 20개팀이 본선에 해당되는 정원 스토리 페어 현장에서 총 20점의 색다른 정원 공간을 만들었다.

▲ ‘태화강에 뜬 무지개정원’ 주제로 태화강국가정원 내 대나무생태원에 조성된 정원 작품.

특히 시민과 학생들이 완성한 정원 공간은 둥글게 조성된 대나무생태원의 가장자리를 따라 20개 작품들이 각 6.6㎡(약 2평) 남짓 면적으로 완성돼 한발 한발 떼면서 각각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도록 배치됐다. 아기자기한 미니 정원을 보는 것도 좋지만 각기 다른 정원을 비교하며 본인의 취향에 맞는 디자인과 식물종을 알아가는 재미도 함께 느낄 수 있다.

작품 ‘플롯팅 레인보우’는 원형의 무지개가 강물을 타고 여기저기 퍼져나간다는 즐거운 상상에서 출발했다.

‘태화강의 오색무지개’는 태화강의 잔잔한 물결을 상징하듯 온갖 그라스 류를 식재한 뒤 자연주의 정원을 완성했다.

‘유년의 기억’은 부모와 함께 어린 시절 뛰어놀던 태화강에서의 추억을 정원 공간으로 연출했다.

‘레인보우 가든’은 자연 그자체로 안식과 평온을 줄 수 있으면서 지친 삶을 위로할 따듯함이 숨어있는 공간이다. 태화강국가정원처럼 스스로 만드는 마음의 정원 속에서 치유의 시간, 희망의 메시지를 만들어보자는 취지를 살렸다.

‘작은 빛’도 있다. 흙과 꽃을 활용해 어두운 터널 끝 빛이 스며드는 가상의 공간을 연출하고, 이에 또다른 삶의 에너지를 안겨주는 공간이 완성됐다.

그 중 ‘희망 레인보우’팀은 울산중구 태화동주민회와 울산중구평생학습관이 운영한 마을정원사 양성과정 수업을 통해 16주간 정원사 입문과정을 수강한 예비 정원사들이 주도해 완성한 것이다. 팀장 이은경씨는 “정원 스토리 페어 공모가 떴을 때, 고민없이 신청했다. 교육받은 내용에 본인의 아이디어를 적용해 직접 정원을 완성할 수 있었기에 좋았다. 기회가 된다면 내년에도 참가하겠다”고 말했다.

함께 한 김여호씨는 대학에서 조경학을 전공해 이번 작업에 큰 도움을 줬다. 김씨는 “어떤 종류를 식재할 지, 미니정원에 어울리는 수석과 액세서리는 무엇인지, 울타리의 재질과 흙담작업을 진행할 때 보람이 컸다”고 말했다. 박혜숙·서헌희씨 역시 “교육과 실행으로 이어지는 정원 관련 사회교육 프로그램이 앞으로 더욱 늘어나야 정원도시를 위한 시민들이 주도하는 정원문화 분위기가 더 확산되지 않겠나”고 덧붙였다.

울산시는 시민·학생팀이 참여한 20점 정원을 대상으로 독창성, 활용가능성, 미적감각표현 등에 대한 심사를 거쳐 23일 오후 2시 우수작품을 발표 및 시상식을 갖는다.

시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정원분야 사회진출을 꿈꾸는 시민·학생들에게 정원 조성 기회를 제공하고 정원에 대한 관심과 확산을 유도하기 위해 마련했다”며 “태화강국가정원 내 조경전문가와 일반시민들이 완성한 정원공간에서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구군 정원문화확산 위한 시민교육 늘려야

울산에는 정원문화 확산을 위한 시민교육이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태화강 국가정원과 연계한 정원도시 조성을 꿈꾸는 울산중구는 주민과 함께 정원마을을 만들기 위해 관련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울산북구는 ‘아름다운 정원 콘테스트’와 제3대학 조경가드닝학과 졸업생으로 구성된 ‘우리마을 가드너’를 운영한다.

다만 정원도시 울산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같은 시민참여 분위기가 이어지도록 시민교육과 동아리 조성이 지속적으로 뒷받침되어야 가능하다.

태화강 정원 스토리 페어 현장에서 만난 시민정원사들 중 한 명은 “정원조성은 개인의 학습이 지역사회 발전을 이끌어 가는 원동력으로 활용되는 좋은 사례였다. 시민들이 생활 주변에서 일궈 낸 도시녹화, 도시정원 사례가 이어지려면 시구군이 통합적으로 운영하는 가칭 ‘정원도시 울산시민 콘테스트’와 같은 사업도 추진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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