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뿐만 아니라 남부지역

곳곳서 벚꽃·아카시아 개화

태풍후 기온 일시적 상승으로

나무들 착각·번식 노림 추측

일부 현상…이상기온은 아냐

▲ 지난 21일 울산에서 목격된 꽃망울을 틔운 벚꽃. 독자 제공
울산지역 곳곳에서 가을 벚꽃 개화가 목격되고 있다. 대표적 봄꽃인 벚꽃이 가을에 피는 건 이례적인 현상으로 시민들은 신기하다는 반응이다. 전문가들은 이상 기온으로 인한 개화가 아닌 태풍 피해 여파 등 날씨 영향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모(39)씨는 지난 21일 꽃망울을 틔운 벚꽃을 목격했다. 나무 전체에서 벚꽃이 만개한 건 아니었지만 시기가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시기여서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울산에서는 동구 주전동과 울주군 간절곶 등 지역 곳곳에서 벚꽃과 아카시아 등 봄에 피는 꽃들의 때아닌 개화가 목격됐다. 울산 뿐 아니라 경남 거제 등 남부지방에서는 지난 9월말께부터 벚꽃 개화 현상이 목격됐다.

온난화 등 이상 기온 영향으로 봄꽃이 계절을 착각해 피는 경우가 종종 있었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부산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9~10월 울·부·경 지역의 평균기온은 20.5℃로 평년 21℃보다 0.4℃ 낮았고, 평균 최고기온은 25.2℃로 평년 26.4℃보다 1.2℃ 낮았다. 꽃이 개화할 정도로 기온이 높았던 건 아니었던 셈이다. 게다가 평균기온이 높지 않았고, 북쪽의 찬 공기가 자주 유입되면서 평년보다 기온이 낮은 날이 많을 정도로 날씨가 들쭉날쭉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올해 이례적인 가을 벚꽃 개화 현상은 연이어 덮친 태풍과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태풍에 타격을 입은 나무들이 생존과 번식을 위해 계절을 앞당겨 꽃을 피운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일부 시민들은 이례적인 개화 현상에 내년 봄에 벚꽃 등이 개화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이 ‘불시 개화’라며 태풍이 지나간 지역에서 종종 일어나는 일이라고 설명한다.

국립산림과학원은 벚꽃 같은 봄꽃은 겨울이 지나고 기온 상승에 따라 바로 개화하는데 올해는 태풍이 지나가고 기온이 일시적으로 오르면서 착각을 한 것으로 추측된다면서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고 부연했다. 다만 만개한 것이 아니라 일부 소량의 가지에서 꽃이 핀 것으로 내년 봄에는 정상적으로 개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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