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 도전 트럼프 ‘미국 우선주의’
톱다운 방식 비핵화 적극 나서고
주한미군 방위비 인상 압박 예상
도전자 바이든 실무적 입장서 접근
북미관계 진척·미군 감축 등 없어

▲ 2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테네시주 내슈빌의 벨몬트 대학에서 열린 대선후보 마지막 TV 토론회에서 공방을 벌이는 모습. AFP=연합뉴스

11월3일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가운데 누가 당선되는가에 따라 세계 질서와 한반도 정세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미국 우선주의’ 기조에 따른 외교안보 정책이 이어지면서 동맹에 대한 방위비 압박 등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에 둔 요구가 한층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교착상태인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도 트럼프 대통령이 선호하는 ‘톱다운’ 방식을 바탕으로 재개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바이든 후보가 집권할 경우 동맹과 우호적 관계를 회복하고 공조를 강화하는 한편 국제사회의 신뢰가 추락했다는 평가를 받는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을 회복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 비핵화를 위한 접근법도 트럼프 행정부와는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상반된 대북 정책 속 북미 관계 어디로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 대한 양측의 접근 방식은 판이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두 차례 정상회담 및 판문점 회동 등에서 보이듯 정상 간 합의를 중시하는 톱다운 방식을 선호한다. 재선 시 이런 대북 정책의 연장선에서 비핵화 협상의 물꼬를 다시 틀 것으로 보인다.

그는 김 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친분을 과시하면서 협상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또 북한이 더는 핵실험과 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강조해왔다.

특히 재선시 이런저런 눈치를 볼 필요가 없어진 트럼프 대통령이 ‘마이웨이’ 행보를 강화하면서 대북 협상에도 더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도 있다.

반면 바이든 후보는 실질적 성과 없는 정상회담은 정당성만 부여한다고 비판하면서 아무 전제 조건 없이 김 위원장과 만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또 대북 협상에서 실무 협상을 중시하고 한국, 일본 등 동맹과의 공조 및 중국의 동참을 통해 북한 비핵화를 달성하겠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바이든 후보는 22일(현지시간) 열린 마지막 대선 TV 토론에선 핵능력 축소에 동의하는 조건으로 김 위원장을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질적인 북한 비핵화를 담보할 수 있는 상황이 조성된다면 김 위원장과 마주 앉을 용의가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다만 바이든 후보는 김 위원장을 ‘폭력배’라고 지칭하는 등 북한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 대북 협상 등 북미관계에서 바로 진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방위비 분담금 압박·주한미군 문제 변화 여부 주목

한미 간 주요 현안인 방위비 분담금과 주한미군 문제도 어떤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한미 관계는 더욱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부자 나라’는 더 공정한 몫을 분담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대로 더 거센 방위비 인상 압박이 예상된다.

동맹 관계와 공조를 중시하는 바이든 후보가 집권할 경우 주한미군 감축 문제는 상대적으로 현실화할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바이든 캠프 외교정책 고문인 브라이언 매키언 전 국방부 수석부차관은 최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바이든 당선시 주한미군 철수나 중대한 감축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의 경우 최근 열린 한미안보협의회의에서 조기 전환 추진에 대해 미 측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입장을 보여 접점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