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학점제 도입과 배경
‘직업계고 학점제’ 안착하려면

▲ 학생들의 적성과 소질에 따라 희망하는 직업교육을 받을 수 있는 직업계고등학교 학점제가 올해부터 시범 도입·운영된다. 사진은 울산마이스터고등학교 정밀기계과 학생들의 실습 장면.

올해 마이스터고 우선 도입…개인별 맞춤형 기술교육 등 실시
산업체·교육시설·대학 등 연계 2024년 전 직업계고 도입 예정
타 학과 과목 수강으로 다기능 창의·융합형 기술인재도 양성
뒤처지는 학생엔 ‘지원팀’ 구성…진로·학습 등 책임교육 강화
직업계고 교원엔 전문성 강화…학생엔 실습과정 안전기준 강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3D프린팅 등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급격한 사회·경제적 변화 및 이에 따른 직업군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됨에 따라 일선 직업계 고등학교의 교육 방식과 커리큘럼에도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울산시교육청은 이 같은 시대적 변화 흐름에 맞춰 학생들의 적성과 소질에 따라 희망하는 직업교육을 받을 수 있는 직업계고등학교 학점제를 올해부터 시범 도입·운영하고 있고, 오는 2024년부터 전 직업계고에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직업계고 학점제’의 도입과 배경, 지역 학교현장 사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 등을 세차례 걸쳐 살펴본다.

◇대학처럼 희망수업 수강…유연한 교육과정

‘고교 학점제’는 학생이 원하는 진로에 따라 다양한 과목을 선택 이수하고, 누적 학점이 기준에 도달하면 졸업을 인정받는 교육과정 제도다. 유연한 교육과정 운영과 개인별 맞춤형 직업교육 기회 제공, 책임교육 실현 등을 목적으로 올해 마이스터고에 우선 도입됐으며, 2022년 특성화고 1학년에 이어 2024년에는 모든 직업계고등학교 전 학년에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마이스터고 1학년에 먼저 도입된 학점제는 현행 고등학교 수업량 기준인 ‘단위’를 ‘학점’으로 전환해 교육과정에 적용하고 있다. 1학점 수업량을 현행 50분 기준 17회에서 16회로 완화해 단위학교별 학사 운영의 유연성이 제고된다. 울산시교육청은 학기 중 다양한 학습경험이 가능하도록 고교 교육과정에서 이수해야 할 최소 이수학점을 204단위에서 192학점으로 적정화했다.

▲ 지난 8월13일 열린 한국동서발전과 울산지역 3개 마이스터고교(울산마이스터고, 울산에너지고, 현대공고)간의 ‘고교학점제 정규 교과목 지원 협약식’ 장면.

또 학교 여건에 따라 교과 또는 창의적 체험활동의 이수 학점을 자율적으로 설정해 학교별 교육과정 편성 및 운영을 다양화했다. 적정화 된 수업량을 통해 학교 자율 편성·운영 과목을 확대하고, 학교 밖 학습경험, 공동교육과정 등의 이수를 확대했다. 특히 유연화된 교육과정을 활용해 산업체, 지역 교육시설, 대학 등과 연계한 학교 밖 학습경험을 확장했다.

대표적 사례가 최근 울산시교육청이 ‘학교 밖 학점 이수 교과목’으로 승인한 ‘화력발전설비 운영’이라는 교과다. 이와 관련 지난 8월13일에 지역 3개 마이스터고(울산마이스터고·울산에너지고·현대공고)는 한국동서발전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동서발전과 함께 수업을 진행하는 이 교과는 내년도 학기 중에 비대면 온라인 교육과 2박3일 동안 16시간 이상의 교육 일정으로 동서발전 당진화력본부 EDU센터에서 교내 실습이 어려운 내용을 전문가에게 이수 받을 예정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밖 교육’으로 학생들에게 현장 중심의 폭넓은 학습 여건을 제공하고 산업현장 맞춤형 교육을 강화해 학생의 전공 실무능력을 높일 수 있게 됐다”며 “‘학교 밖 교육’의 학점 이수가 직업계고에 안정적으로 정착될 때까지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운영 평가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학생들의 적성과 소질에 따라 희망하는 직업교육을 받을 수 있는 직업계고등학교 학점제가 올해부터 시범 도입·운영된다. 지난해 9월3일 열린 울산 혁신도시 공공기관 고교 오픈스쿨 업무협약식 장면.

◇융합·심화교육 활성화…학점제 안착 지원

시교육청은 학점제를 도입하면서 다기능 창의·융합형 기술인재 양성을 위해 타 학과 과목을 선택·수강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또 소속 학과 전공 이외 과목에 대해 일정 학점 이상(최소 24학점)을 취득할 경우 부전공으로 인정할 수 있도록 했으며, 여건이 되는 학교에 한해 자율적으로 운영하도록 했다.

예를 들어 기계과 ‘기계 조작 과정’ 수강생이 소프트웨어 과목을 수강해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는 기계 조작원’으로 성장하도록 육성하는 것이다.

또 모든 학생이 직무에서 요구하는 역량을 함양할 수 있도록 실무과목의 실질적인 이수를 지원하고, 뒤처지는 학생을 위한 책임교육도 강화한다. 학생들의 흥미와 적성을 고려해 진로 상담, 학업설계서 작성 등 자기주도적 진로 탐색을 지원하고, 학과(교육과정)부장, 진로전담교사, 담임교사, 수석교사 등으로 ‘교육과정 지원팀’을 구성해 체계적으로 학생들의 진로, 학업, 취업 등을 돕는다.

시교육청은 올해부터 전체 마이스터고를 고교학점제 선도학교로 지정해 직업계고에 특화된 학점제 운영을 위한 체계적 지원을 하고 있다.

개설 과목 수가 많은 전문교과의 특성에 맞춘 수강신청 시스템 고도화를 통한 학생 선택형 교육과정을 지원하고 있으며, 마이스터고의 학점제 기반 교육과정 운영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학점제 안내서도 개발·보급하고 있다. 마이스터고 학점제 적용을 위한 교육과정 운영 방법, 시설·공간 활용 전략 등 컨설팅 지원은 지난해부터 실시해오고 있다.

직업계고 교원의 NCS 기반 교육과정, 진로·취업지도, 부전공 연수 등 전문성 강화를 지원하고, 교육과정 편성·운영 및 평가 안내서, 전문교과II 실습 지도를 돕기 위한 교수·학습 및 평가기준 자료 등도 개발·보급 중이다.

이밖에도 마이스터고 학점제 도입 기반 마련을 위한 현장 중심 실습 환경 조성을 지원하고, 실습과정에서의 학생 안전 강화를 위해 학교시설 안전 관리 기준을 개정하는 한편, 실습 과정에서 보호장구 비치 및 활용, 유해증기발생 실습에 대한 환풍시설 설치·사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직업계고 학점제’ 도입 일정
연도 주요 내용
2020년 마이스터고 학점제 고1 적용,
직업계고 학점제 연구·선도학교 운영
2021년 직업계고 학점제 선도학교 확산 운영(11개교)
2022년 특성화고 학점제 고1 적용,
마이스터고 학점제 전학년 적용
2024년 직업계고 모든 학교에서 학점제 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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