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 : 올리비에 메시앙(Olivier Messiaen)

 연주 : 첼로 에티엔느 바스키에/ 바이올린 장르 블레르/ 클라리넷 앙리 아코카/ 피아노 올리비에 메시앙

 

 2차대전 때 프랑스 음악가들은 일부 미국으로 망명을 떠났으나 많은 숫자가 수용소에 수용되었다. 올리비에 메시앙(Olivier Messiaen)도 독일군 포로수용소에 수감되었고 그는 2차대전이라는 시대상황 속에서 〈세상의 종말을 위한 4중주곡〉을 탄생시켰다.

 이 곡은 클라니넷,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그리고 피아노를 위한 곡인데 이러한 악기의 선택은 메시앙 자신의 생각이 아니었다. 같은 수용소에 수감돼 있던 음악가들을 모은 편성이었다. 첼리스트인 에티엔느 바스티에, 바이얼린의 장 르불레르 그리고 클라리넷 주자인 앙리 아코카였다. 피아노는 메시앙 자신이 맡았다.

 1914년 1월15일 이 곡은 프랑스인, 벨기에인, 폴란드인의 포로들로 구성된 청중앞에서 감동적인 초연을 가졌다. 첼로 줄이 3개밖에 없고 피아노의 건반은 손가락으로 다시 올려야 제자리로 오는 열악한 상황아래 영하 30도의 추위속이었지만 연주는 대성공을 거뒀다.

 후에 본국으로 돌아온 메시앙은 재개된 파리음악원의 교수로 취임하게 된다. 메시앙의 4중주곡에서 볼 수 있는 여러가지 수법, 특히 중세 오르가눔에서 볼 수 있는 아이소 리듬수법의 확대 등은 답답한 수용소 생활의 산물이지만 이러한 수법은 전후에 일어나는 음열음악의 선구적 실천이 됐다.

 또한 메시앙의 작품에 핵을 이루고 있는 것은 그의 신앙이다. 1931년 후 파리의 상트리니테교회의 오르가니스트로서의 일을 떠난 적이 없다. 그의 음악의 본질이 수를 기초로 하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세상의 종말을 위한 4중주곡〉에 관한 메모는 이를 설명하고 있다. 4중주곡은 8악장으로 되어 있다. 왜냐하면 7은 완전수이고 6일간에 걸친 창조가 7일째 안식일로 승화된다. 제7일이 연장 확산되어 영원한 빛과 영원히 변치 않는 평화를 상징하는 제8일, 즉 8을 악장수로 한 것이다. 악장의 표제는 수정의 예배식, 세상의 종말을 알리는 사자를 위한 보칼리즘, 새들의 심연 등 하나 하나가 음악의 실체성에서 선택되었음을 알 수 있다.

 새소리 연구가, 리듬 창조자, 신앙심, 수로 표현될 수 있는 메시앙의 모든 요소가 이 작품에서 잘 표현되어지고 내재돼 있다. 김정호 울산예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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