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칸칸마다 고요한 숲속이다.

저마다 폰을 보며 삼매경에 들었는데

소통의 폰을 들고서 침묵하는 섬들이다.

레일 위를 쏜살같이 달리는 전동차, 너나 할 것 없이 바쁜 이 시대의 교통 혼잡을 완화하는 수단이다. 탑승해서 의자에 앉거나 서거나 하나같이 손전화 화면 속으로 무언가 찾아 여기저기 헤맨다. 마치 적막한 원시림에 있는 듯. 인터넷 창에서 밖의 세상을 다 본다고 하지만, 어쩌면 갈매기 한 마리 날지 않는 무인도에서 자기만의 세계에 갇힌 듯. 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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