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 확산 우려로 가을 축제들이 일제히 비대면 언택트 축제로 전환됐다. 하지만 현장 볼거리가 줄어들고, 온라인 조회수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등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쏟아진다. 사진은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처용문화제, 울산옹기축제, 울산쇠부리축제, 외솔한글한마당.

예산 비해 가성비 낮다 평가
관람 창구 모바일로 한정돼
지속적인 관람·참여 어려워
온라인 축제 홍보도 과제로

콘텐츠 홍수 속 생존하려면
더 흥미로운 소재 발굴하고
보다 세심한 연출력 필요성
시민 참여·체험 콘텐츠 마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현장에서 즐기는 떠들썩한 축제는 사라졌고, 비대면 언택트 축제가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시민 안전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지만, 소요되는 예산 대비 가성비가 너무 낮다는 지적이 쏟아진다.

10월 초 쇠부리축제를 시작으로 외솔한글한마당,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처용문화제 등이 온·오프라인 병행으로 개최됐고, 울산옹기축제는 지난 6일 개막해 현재 진행중이다. 현장에서는 시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최소한의 볼거리만 갖추었고, 체험, 관람 등은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축제 규모가 대폭 줄어든 것처럼 보이지만, 비대면 축제도 오프라인 축제 못지 않게 비용이 들어간다. 관람객만 없을 뿐 무대와 음향, 인력은 모두 갖춰야 하고, 온라인 중계를 위한 비용도 고려해야 한다. 그런데 소요된 비용에 비해 가성비는 턱없이 낮다. 온라인 축제를 볼 수 있는 창구는 모바일로 한정돼 있어 콘텐츠 조회수도 기대에 미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관람도 어렵다.

처용문화제의 경우 대형무대와 대형스크린까지 갖췄으나 관객은 수십명에 불과했고, 공연 외엔 마땅히 즐길 프로그램이 부족해 관객들이 오래 머물지 못했다.

온·오프라인 축제를 둘러본 시민은 “코로나 확산이 우려됐다면, 올해는 내실을 다지고 내년에 좀 더 풍성하게 진행했어야 했다. 보는 사람이 없으면 축제는 하나 마나 하다. 온라인 축제를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홍보를 하고 있지만, 축제가 열린 줄도 모르는 시민이 대다수다. 예산만 낭비한 꼴”이라고 말했다.

인기 유튜버의 이색적인 콘텐츠 속에서 지역축제 생중계가 살아 남기 위해서는 더욱 세심한 연출력이 필요하고, 흥미로운 소재를 발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쇠부리, 옹기, 처용 등에 대한 정보를 전하는 영상이나 공연을 관람하는 차원을 넘어서 온라인이지만 시민이 직접 참여하고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가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울산에서 활동하는 청년예술인은 “외솔한글한마당의 다른 콘텐츠는 큰 호응을 얻지 못했지만, ‘문자빨리보내기 대회’는 젊은층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다. 축제 주최자가 단순히 영상을 보여주고 시민은 관람하는 형태가 아닌 시민참여형 온라인 축제가 돼야 한다. 틀어놓고 멍하게 감상만 할 것이라면 더 재미있는 TV나 넷플릭스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올해 울산에서 다양한 축제들이 온라인으로 진행됐지만 파급력을 얻고 이슈화에 성공한 축제는 찾기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화자찬의 평가를 내놓으면서 시민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울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문화기획자는 “어쩔 수 없이 떠밀려서 하는 요식적인 축제에 수억원의 예산을 투입했다는 것이 안타깝다. 감염병 확산 우려에도 불구하고 축제를 진행해야 했다면 큰 예산을 쪼개 소규모로 여러 차례 추진하는 방식을 검토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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