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수환 전 울산대 교수 논문
‘전울산부사 심원열 감찰’
어사들 부정 치밀하게 분석
당대 사회상 연구에도 기여

 

‘암행어사’하면 떠오르는 인물, TV드라마로 유명한 ‘박문수’와 우리 고전 춘향전의 ‘이몽룡’이 있다. 탐관오리의 부정을 바로 잡기 위한 암행어사 발길은 조선후기 울산도 예외는 아니었다.

최근 이같은 조선시대 암행어사 연구의 한 획을 그은 논문이 나왔다. 필자는 울산대 전 연구교수 송수환 박사이다.

그의 논문 ‘1858년 암행어사의 전울산부사 심원열 감찰’은 KCI(한국학술지인용색인)에 등재된 권위있는 학술지 ‘조선시대사학보’(제94집)에 실렸다.

심원열은 1855~1856년 울산부사를 지냈다. 그의 문집 <학음산고>의 기록에 따르면, 심원열은 2년 전 공주판관 재임시 불법이 충청우도 암행어사의 감찰로 드러나 전라도 익산군에 유배됐다. 같은 시기 다시 경상좌도 암행어사의 전울산부사 감찰에서 공금횡령으로 지목되어 서울에 압송되었다가 옛 임지 울산으로 유배오게 됐다.

▲ 울산대 전 연구교수 송수환 박사

그런데 <학음산고>에는 그의 공금횡령 죄목이 부당하다는 반론과, 당시 암행어사의 불법적 감찰 및 그들의 부정과 부패를 자세히 밝히고 있다. 이는 박문수와 이몽룡으로 미화된 ‘정의의 사도 암행어사’ 신화를 깨트리는 중요한 자료이다. 어사 제도의 부정적 측면을 밝혀 기존 인식의 한계를 지적한 연구성과로 평가되는 부분이다.

송 박사는 논문에서 <학음산고>를 통해 심원열이 울산에 유배오게 된 사연과 그의 울산 유배생활, 울산으로 유배하게 한 암행어사 감찰의 내용, 그리고 당시 암행어사들의 불법과 부정을 치밀하게 분석했다. 이로써 조선시대 암행어사의 부정적인 면을 부각하여 암행어사 제도 연구에 한 방향을 제시하였다. 더불어 범죄 수령을 옛 임지에 유배하여 수치심을 안기는 형벌 ‘즉지정배(卽地定配)’를 처음으로 한국사학 용어로 정립했다.

무엇보다 조선말기 울산의 사회와 경제에 관한 중요한 자료들도 실려있어 울산사 연구에 도움이 된다.

논문을 심사한 한 위원은 ‘암행어사에 의해 처벌을 받은 관리가 남긴 암행어사 감찰에 대한 반박 글을 종합적으로 정리하여, 당시 암행어사 제도의 실상과 문제점을 본격적으로 제시한 수작이다. 새로운 기록을 찾아낸 것만으로도 성과지만, 기록을 면밀히 분석하여 그 의미를 추적했다. 관련 연구 성과와 사료도 폭넓게 파악, 당대 사회상을 깊이있게 서술하여 학계에 크게 기여할 훌륭한 성과’라고 평했다.

한편 송 박사는 열람을 원하는 연구자에게는 언제든지 논문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홍영진기자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