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日 등 총 15개국 참여
세계 최대 자유무역협정
車부품·철강 등 관세 혜택
아세안 수출 더 활발해질듯
한국경제 성장효과도 기대

▲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세계 최대규모의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협정문 서명식에 참석,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이 협정문에 서명하자 박수치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 최대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15일 최종 서명됨에 따라 국내기업들의 수출길도 활짝 열리게 됐다.

아세안 시장에서 자동차부품, 철강 등 울산 주력업종 수출 품목뿐 아니라 석유화학, 기계, 생활소비재 등의 관세 장벽이 대폭 낮아짐에 따라 수출이 한층 활발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울산 주력산업 수혜 기대감

한국을 비롯해 아세안 10개국, 중국, 일본, 뉴질랜드, 호주 등 15개 협정 참가국 정상들이 15일 화상으로 열린 RCEP에 서명했다.

통상당국에 따르면 RCEP 참가국의 무역규모, 인구, 총생산(명목 GDP)이 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달한다. RCEP를 통해 국내 자동차부품과 철강 등의 업종이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등은 안전벨트, 에어백, 휠 등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를 철폐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자동차 부품에 대해 최대 40% 관세를 매겼으나 이를 없앴다. 현대자동차가 인도네시아에서 완성차 공장을 건설중인 가운데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가 철폐되면 국내 부품업체 수출도 늘어날 전망이다. 완성차의 경우 일부 국가에서 화물자동차나 일부 소형차에 대해 관세를 없앴다. 철강 업종에선 봉강, 형강 등 철강 제품(관세율 5%)과 철강관(20%), 도금 강판(10%) 등에 대한 관세가 철폐됐다. RCEP 지역은 우리나라의 전 세계 철강교역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매우 중요한 교역 대상이다.

◇아세안 시장 추가 개방

RCEP 15개국 인구는 22억6000만 명으로 전 세계 30%에 달한다.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26조3000억 달러, 무역 규모는 5조4000억 달러로 이 역시 전 세계 3분의 1가량을 차지한다. 11개국이 참여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보다 규모가 크다.

무엇보다 국내 수출시장 확대와 교역 구조 다변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 RCEP 수출액은 2690억 달러로, 전체 수출의 절반을 차지했다. RCEP에서 아세안 10개국은 우리에게 상품 시장을 추가 개방했다. 2007년 발효된 한·아세안 FTA 관세 철폐율(79.1~89.4%)보다 품목별 관세를 추가로 없애 관세 철폐율을 국가별로 91.9~94.5%까지 끌어올렸다.

자동차·부품, 철강 등 우리 핵심 품목뿐만 아니라 섬유, 기계 부품 등 중소기업 품목, 의료위생용품 등 포스트 코로나 유망 품목도 추가 시장 개방을 확보했다. 게임·영화 등 서비스 시장도 개방해 아세안 국가와 교류·협력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수출 주도형 소규모 개방경제인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RCEP 같은 메가 자유무역협정(FTA) 참여를 통해 경제 성장은 물론 교역 시장 다변화를 꾀할 기회라고 입을 모았다.

◇한국 경제 0.41~0.62% 성장 전망

국책 연구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인도를 제외한 15개국이 RCEP 협정문 타결을 선언한 지난해 11월 ‘RCEP 잠정 타결: 의미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RCEP 발효 시 상품 관세 감축으로 한국 경제는 0.41~0.62%의 성장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RCEP는 양자 협정은 아니지만, 한일 간 처음으로 FTA를 체결하는 효과를 지닌다. RCEP에서 한일 양국 간 관세 철폐 수준은 품목 수로는 모두 83%로 동일하다. 다만, 수입액으로 보면 한국이 76%, 일본이 78%로 일본이 우리에게 2%p 더 시장을 개방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RCEP에 최종 서명한데 대해 환영했다. 대한상의는 논평을 통해 “세계무역기구(WTO) 다자무역체제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아세안이 이끄는 세계 최대 FTA인 RCEP가 자유무역을 촉진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초대형 FTA 체결은 우리 중소기업에 큰 기회인 반면, 값싼 외국산 제품 수입이 늘어나면 내수 위주의 중소기업은 일정부분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형중기자 leehj@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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