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뮬레이션 통한 결과 예측 시스템
선박건조 현장·원전해체 작업장 등
울산 경쟁력 위해 여러 분야 적용중

▲ 송동석 (주)노바테크 대표이사 과기정통부 사회문제해결민관협 위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11월10일과 11일 양일에 걸쳐 포스트 코로나 시대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변화와 향후 전망을 논의하는 ‘2021 ICT 산업전망컨퍼런스’를 개최했다. 20년째 이어진 컨퍼런스에서는 처음으로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비대면 온라인으로 치러졌다. 주요 내용은 △편리한 세상 △안전한 세상 △함께 하는 세상 △공정한 세상 △혁신적인 세상 등 5개 주제 총 20개 분야가 논의됐다.

특히 주목할 내용은 2021년을 선도할 10대 ICT 이슈가 발표된 것이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은 2008년 이후 매년 다양한 조사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해 발표해 왔다. 2021년 ICT 10대 이슈는 △데이터 △AI △5G △디지털트윈 △비대면 △디지털소비 △디지털라이프 △K-콘텐츠 △빅테크 △글로벌교역이다. 10개 모두가 관심 있게 살펴볼 내용이지만 특히 주목할 항목이 디지털 트윈이다. GE가 주창한 개념으로, 컴퓨터에 현실 속 사물의 쌍둥이를 만들고, 현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함으로써 결과를 미리 예측하는 기술이다.

정부는 디지털 뉴딜 사업을 통해 국가 인프라 가상화로 디지털 대한민국을 만든다. 국가를 디지털 트윈으로 구축하고자 하는 것이다. 전국 3차원 지도와 고해상도 영상지도, 지하공간 통합지도, 상하수도·통신·전력·가스 등 지능형 관리시스템, 전국 일반국도에 대한 정밀도로지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인프라를 기반으로 도시개발·교통·에너지·보건 등 현안에 대해 의사결정을 내리고, 다양한 리스크에 대해 데이터 기반 대응체계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IITP는 디지털 트윈 시장이 자동차·교통 영역에서 가장 큰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에너지·시설, 헬스케어, 가정·상업, 국방·우주 등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디지털 트윈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GE, 마이크로소프트, 지멘스, 에머슨 등 글로벌 제조기업과 ICT 기업들이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몇몇 대기업들이 글로벌 솔루션기업과 협력관계를 맺고 제조 영역에서 채택하기 시작했다. 가상의 복제물을 통해 제품설계, 원격제어, 3D 시뮬레이션 등을 수행해 개발부터 유지관리까지 생산성과 정확도를 높이는 시도가 대표적이다.

울산에서도 중요한 시도들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와 KT, 한국조선해양 등의 대기업과 필자의 회사를 포함한 중소기업들이 참여해 ‘5G 기반 조선해양 스마트 통신플랫폼 및 융합서비스 개발 사업’에서 5G 네트워크와 디지털 트윈 기술을 사용해 선박건조 현장을 가상 3D 맵으로 구축해 복잡하고 위험요소가 많은 건조공정의 효율과 안전을 도모하는 연구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한 의미심장한 연구개발 사업이 금년부터 2023년까지 울산기업이 주관이 되어 원전해체에 적용한다. 해당사업은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원전해체 원천기술과 로봇 운용조작기술을 연구 개발하고, 한국과학기술원이 가상의 물체들에 동역학적 요소를 가미해 초실감 영상을 구축하는 연구를 담당하며, 광주과학기술원에서 가상과 실제의 로봇에 햅틱 기술을 인공지능기반으로 제어하는 연구를 한다. 마지막으로 필자의 노바테크에서 참여 연구기관이 연구개발한 기술을 종합해 초실감의 디지털 트윈 기반의 원전해체 가상작업장을 만들고, 초실감 원격해체 훈련시스템으로 최종 개발해 상품화를 진행한다.

디지털 트윈 기술이 방사능 오염지역에서 원자로를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해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디지털 트윈 기반의 훈련시스템은 고난이도의 해양플랜트 조작 훈련, 화학 공정훈련, 중장비 조작 훈련 등 다양한 분야에 확대 적용할 수 있다. 앞에서의 사례처럼 사람과 기술, 환경 등을 경계 짓지 않고 융합해 새로운 경쟁력과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는 디지털 트윈으로 미래 세상을 디자인해야 한다. 울산의 많은 기업과 기관이 디지털 트윈을 적극 도입해 미래에도 울산이 산업수도 주도권을 계속 유지하기를 기대한다.

송동석 (주)노바테크 대표이사 과기정통부 사회문제해결민관협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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