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전북·서울·수원 4팀
4년만에 한국팀 우승 도전
성인대표팀 4명 차출 울산
양성 조현우 제외 3명 합류
전북·서울, 안전 등 고려해
대표팀 차출인원 전원 귀국

국내 프로축구 ‘K리그 4룡(龍)’이 4년 만의 아시아 정상 탈환을 위한 질주를 시작한다. 하지만 올 시즌 마지막 대회인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에서 명예 회복을 벼르는 울산 현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어 최상의 전력을 가동할 수 없는 어려움에 처했다.

21일(이하 한국시간) 열리는 FC서울과 베이징 궈안의 경기를 시작으로 울산 현대, 수원 삼성, 전북 현대가 차례로 일정을 재개한 2020 ACL 경기를 벌인다.

한국 팀이 이 대회에서 우승한 건 2016년 전북이 마지막이다. 이후 일본 팀이 두 차례, 사우디아라비아 팀이 한 차례 가져갔던 아시아 정상의 영예를 K리그 4룡은 되찾아 와야 한다.

이번 대회는 지난 2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중단됐다가 카타르 도하에서 모여 치르는 방식으로 재개하면서 대회 방식이 확 바뀌어 변수가 많다.

조별리그 잔여 경기 일정이 3일 간격으로 빡빡해졌다. 내달 4일 조별리그가 마무리되면 6일 16강전을 시작으로 19일까지 결승전이 치러진다.

따라서 체력 관리를 얼마나 잘 해내느냐가 성패에 큰 영향을 줄 전망이다.

코로나 방역 때문에 철저히 고립된 채 대회를 치러야 하는 점도 변수다.

각 팀은 AFC가 지정한 숙소와 훈련장, 경기장만 오간다. 축구 선수들이 마치 ‘수도승’ 같은 생활을 해야 하는 셈이다.

통제된 상황에서 정신력을 유지해야만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FC도쿄(일본), 상하이 선화(중국), 퍼스 글로리(호주)와 F조에 속한 울산은 21일 상하이와 경기로 조별리그를 다시 시작한다.

K리그1과 FA 컵대회에서 모두 아쉽게 준우승에 그친 울산으로서는 ACL이 올해 마지막으로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대회다.

울산 선수단은 지난 16일 도하에 도착해 대회를 준비해 왔다.

카타르 입국 직후 실시한 코로나 진단 검사에서는 선수단과 스태프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23세 이하(U-23) 대표팀의 이집트 3개국 친선대회에 참가했던 이동경과 설영우도 도하로 합류해 팀과 함께 일정을 시작했다.

하지만 오스트리아 원정에 나서서 멕시코, 카타르와 친선 경기를 치른 국가대표팀에 코로나 집단 감염이 발생하면서 울산도 직격탄을 맞았다.

국가대표를 가장 많은 4명이나 배출한 게 울산에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17일 열린 카타르전 이후 실시한 코로나 진단검사에서 황희찬(라이프치히)이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현재까지 오스트리아 원정에서 참여했던 국가대표팀에서 코로나 확진자는 10명(선수 7명, 스태프 3명)까지 늘어난 상태다.

코로나에 감염된 선수 중에는 울산의 주전 골키퍼 조현우도 있다. 조현우는 현재 오스트리아에 남아 후속 조처를 기다리는 중이다.

국가대표팀에 합류했던 울산의 중앙수비수 정승현, 수비형 미드필더 원두재, 오른쪽 풀백 김태환은 음성 결과가 나와 오스트리아에서 바로 도하로 이동, 19일 오전 울산 선수단 숙소에 도착했다.

이들은 카타르에 입국하면서 코로나 검사를 다시 받았다.

미리 카타르로 건너갔던 울산 선수들은 현지 숙소 호텔에서 두 명이 한방을 쓰고 있다. 하지만 대표팀에서 돌아온 세 명은 1인 1실을 쓰면서 코로나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울산과 달리 전북 현대와 FC서울은 ACL에 참가하면서도 대표팀에 합류했던 선수들의 귀국을 추진하기로 했다. ‘선수의 안전과 코로나의 예방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결정’이라는 두 구단의 발표에 울산은 더욱 난감한 처지가 됐다.

정승현이 대표팀에 합류했다가 단 1분도 뛰지 못하고 돌아오는 등 울산으로서는 아쉬운 부분이 많지만 어디 하소연할 곳도 없다.

울산은 출국 전 골키퍼 조현우의 확진 소식을 전해 듣고는 조수혁, 서주환과 함께 19세 골키퍼 민동환까지 카타르로 데려갔다. 올해 신인인 서주환과 민동환은 아직 K리그 데뷔전도 치르지 못했고, 조수혁은 베테랑이지만 올해 K리그에서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승현, 원두재, 김태환까지 빠진다면 울산에는 치명적이다. 이들은 울산 수비 라인의 핵심이다. 당장 이들의 대체 방안을 찾기가 쉽지 않다.

울산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대표팀에서 복귀한 세 명의 선수에게서 코로나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온다 해도 21일 상하이전 출전은 어렵지 않겠느냐”면서 “선수단 안전 등을 고려하면 팀 훈련 합류까지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 같다”고 선수단 분위기를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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