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 경주·포항을 잇는 국도를 ‘산업로’라고 한다. 울산지역 국가산업단지와 경주·포항지역 산업단지를 오가는 물류의 대부분이 이 도로를 통한다. 그런데 국가공단의 물류동맥이나 다름없는 산업로는 상습정체가 심각해 엄청난 물류비가 낭비되고 있다. 산업로라는 이름값을 거의 못하고 있는 셈이다.

산업로의 정체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확장공사를 시작한지도 벌써 23년째다. 1997년 시작된 확장공사는 대표적 찔끔공사다. 온산국가산단에서 중산동시계까지 이어지는 울산지역 산업로 구간 중에는 신답교에서 중산교까지의 공사가 현재 진행 중이다. 지난 2016년 11월 용암초~청백교까지 공사를 마무리하면서 ‘남부권 전구간’을 개통했으나 산업로의 정체가 해소되기는커녕 오히려 북부권에 병목현상을 가중시켰다. 게다가 2017년 하반기 오토밸리로가 개통하면서 중산IC에서 산업로로 진입하려는 차들로 20~30분씩 신호대기를 하는 등 병목현상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남부권 확장 개통식을 가질 때만 해도 북부권(신답교~중산동 시계)도 2019년 개통될 것으로 예고됐으나 이마저도 예산확보 등의 이유로 늦어져 오는 2022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북구권이 개통한다고 해도 산업로의 정체가 해소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경주지역 확장공사가 답보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농소~외동 국도건설이 지난해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사업으로 선정돼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집중 투자하고 있다는 것이다. 농소~외동 국도는 북구 천곡동에서 경주 외동읍 구어리를 잇는 5.9㎞ 왕복 4차로다. 총사업비는 1896억원으로 전액 국비다. 국토부는 올해 초만해도 2026년 완공을 목표로 10월에 착공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아직 착공하지 않았다. 실시설계를 마무리한 단계다.

이 사업의 예산은 올해 49억원에 이어 내년도 181억원이 편성돼 국회 예산심의를 기다리고 있다. 국토부의 요구안은 200억원이었으나 19억원이 삭감됐다. 공사지체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국토위 소속 박성민(울산 중구·국민의힘) 국회의원은 22일 “보상 및 공사비 19억원의 증액 반영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업로의 만성적 교통 혼잡과 울산·경주인근 산업단지 물류비용를 고려하면 한시가 급한 도로다. 울산 남구 옥동~농소~경주 내남~외동으로 연결되는 농소~외동 국도는 산업로의 정체를 해소하고 부산~울산~경주~포항지역 국도·간선 도로의 기능을 극대화할 수 있다. 예산부족으로 공사가 지체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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