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취임 1주년 맞는 이용훈 UNIST 총장

▲ 이용훈 UNIST 총장이 취임 1주년을 맞아 가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인공지능(AI)과 친환경 두 분야를 강조하며, UNIST가 연구개발 역량을 토대로 선도적으로 나서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UNIST 제공

인공지능 중심 디지털 혁신 도입…과기정통부 인공지능대학원 선정
3대 과학저널에 총 12편 논문 게재…라이덴랭킹 4년 연속 국내 1위
창업기업만 112개·기업 추정가치 3851억 수준…상장 앞둔 기업도
자율주행車·친환경 에너지·차세대 반도체·스마트 헬스케어 연구
4차 산업혁명 선도 인재육성 위해 기초 교과목 재편 학부 교육 혁신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도 연구중심대학으로 실전형 인재육성에 나설것

이용훈 UNIST(울산과학기술원) 총장이 25일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이 총장은 취임 이후 △학사교육의 혁신 △수월성 연구 추진 △인공지능 융합연구 확대 △발전기금 재단 신설을 통한 지속성장 기반 구축 등 4가지 중점 전략을 수립해 ‘제3기 UNIST호’를 이끌어왔다.

이 결과 UNIST는 세계대학랭킹에서 처음으로 200위권에 진입하고 ‘2020 라이덴랭킹’에서 4년 연속 국내 1위를 유지하는 등 한국의 대표 연구중심 대학으로 자리매김했고, 이제는 더 큰 미래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 다음은 이 총장과 일문일답.

-취임 1주년 소회는

“바쁜 1년이었다. ‘해야 할 일을 잘하는 대학’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이야기했는데, 지난 1년을 통해 ‘해야 할 일’을 보다 구체화 할 수 있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몇몇 성과를 도출했고, 앞으로 중점 추진해 나가야 할 분야들에 대해서도 점차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있다.”

-개교 11년차 UNIST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나

“우선 총장을 중심으로 중앙집권화 돼 있던 대학 체계를 개편해 단과대학을 신설하고 학과 중심의 운영방침을 세웠다. 두 번째는 인공지능(AI) 중심의 디지털 혁신을 도입하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인 인공지능 역량을 확보하고, 이를 전 학과에 확대해 인공지능 융합 연구를 촉진하고자 했다. 첫 번째 성과로 지난 4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인공지능대학원 사업에 신규 선정됐다. 이를 기반으로 최근 두왕동 테크노산단 산학융합캠퍼스에 ‘인공지능 혁신 파크’를 조성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1년간의 주요 연구성과는

“올 한 해 동안 네이처, 사이언스, 셀 등 3대 과학저널에 총 12편의 논문을 게재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매달 최우수 저널에 한 편씩 논문을 게재한 셈이다. 대학의 규모에 비해 이는 괄목할 성과다. 세계대학평가에서도 연구력 분야에서 꾸준히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영국 THE에서 발표하는 세계대학평가에서 UNIST는 올해 176위로 상승해 처음 세계 200위 안에 들었다. 논문의 질을 평가하는 라이덴랭킹에서는 4년 연속 국내 대학 중 1위로,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연구가 사업화가 안되면 무의미하다

“현재 UNIST는 배출한 창업기업의 수는 112개에 달한다. 특히 교원 창업기업을 51개사로, 300여명의 교원 중 15% 가량이 창업에 나서고 있다. 이들 창업기업이 유치한 민간투자 및 R&D 연계 자금은 2289억원이며, 기업들의 추정 가치는 3851억원 수준이다. 특히 UNIST 1호 교원창업기업 ‘클리노믹스’는 올해 상장을 앞두고 있다. 학생들의 창업도 활발하다. 그 중 주목할만한 기업은 ‘클래스 101’이다. 취미 강좌를 제공하는 이 플랫폼은 200여명을 고용하고 수백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앞으로 중점 연구 추진 분야는 무엇인가

“첫째 ‘미래 모빌리티’ 분야다. 구체적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고 가벼운 친환경 자율주행차’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올해 개소한 미래차 연구소를 중심으로 역량을 결집해 전 범위를 아우를 연구진을 구축하고 있다. 두 번째는 ‘친환경 에너지’다. 특히 스마트 모빌리티를 위한 친환경 에너지 시스템 구축을 목적으로 한다. 현재 미래차로 각광받는 전기차, 수소차의 동력은 아직까지 완전히 친환경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그린 수소, 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를 활용해 모빌리티 에너지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세 번째는 ‘차세대 반도체’다. 인공지능 반도체를 비롯해 미래 반도체 분야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마지막 네 번째는 ‘스마트 헬스케어’로 바이오메디컬 분야 역량을 모아 정밀 의료와 산업 재해 특화 의료에 집중할 방침이다.”

-취임 이후 학부 교육 혁신을 강조해왔는데

“과학기술 혁신의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지만 교육 현장은 이를 따라잡지 못하고 과거에 머무르고 있다. 연구와 산업 현장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재육성을 위한 과감한 변화가 필요하다. KAIST가 국가 과학기술 혁신을 주도했다면 UNSIT는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고 친환경 미래기술을 이끌 인재육성을 위해 과감한 학부 교육 혁신에 나설 방침이다. 우선 기초교과목 재편을 추진한다. 수십년째 바뀌지 않는 교과서를 이용한 교육은 미래를 혁신할 인재육성에 적합하지 않다. 또 학생들이 스스로 흥미를 갖고 도전할 수 있는 ‘글로벌 챌린지’도 독려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문제 해결에 필요한 부분만을 빠르게 학습하고 실전경험을 통해 배우는 ‘격투기형’ 교육도 적극 도입할 방침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UNIST의 역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우리 삶의 많은 영역을 변화시켰다. 4차 산업혁명의 속도도 더욱 빨라지고 있다. 급격한 변화 속에 철저하게 미래를 대비해야 하는 시기다. UNIST는 연구중심대학으로서 앞으로 변화할 미래에 ‘해야 할 일’을 찾고 이를 수행하는데 집중하겠다. 또 새로운 시대에 발맞춘 과학기술 교육을 통해 현장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전형 인재육성에 나서겠다.”

한편 이 총장은 서울대에서 전기공학 전공으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에서 전기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9년 KAIST(한국과학기술원) 전기 및 전자공학과 교수로 부임해 공과대학 학장, 교학부총장 등을 역임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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