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기조 경남대 명예교수

유타(Utah)주가 45번째로 미합중국에 편입된 것이 1896년이다. 이 보다 25년 전인 1871년에 처음 생긴 일간신문 솔트레이크 트리뷴(The Salt Lake Tribune)이 150년 만에 2021년부터 일간(日刊)에서 주간(週刊)으로 바꾼다.

트리뷴은 호민관이나 민권 옹호자, 민중 지도자란 뜻이지만 언제부턴가 신문 이름으로 써서 민중을 대변하고 민권을 옹호하며 민중을 밝히는 횃불 같은 이름으로 자리 잡았다.

몰몬교로 잘 알려진 후기성도 교도들이 솔트레이크 시티로 이주해 와서 정착하고 운영하던 데저렛 뉴스(Deseret News)가 2019년에 미국세법 501(c)(3)항의 면세조직을 신청해서 허가를 받았다. 이는 신문사가 비영리 조직이 되고 기부금을 받을 수 있으며 기부자가 세금을 내는 대신에 기부를 하여 신문사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데 데저렛 뉴스 또한 2021년부터 일간에서 주간신문으로 전환한다. 디지털 판으로는 뉴스속보를 포함하여 일간을 운영한다. 그러나 일간지 인쇄는 하지 않는다. 기존의 이용자들은 앱을 깔거나 메일링리스트에 가입해 받아보게 된다. 왜 그럴까?

미국의 신문사들은 디지털 시대에 광고 수익이 구글, 페이스북, 심지어 CragsList에까지 쏠려 돈을 벌기가 어렵게 되었다. 디지털에 익숙한 사람들이 글자를 읽기 보다는 소리나 동영상을 듣고 보는 것이 빠르고 쉽다. 종이 신문이 그 신속하고 편리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벽이다. 특히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결정타를 날렸다.

트리뷴과 데저렛뉴스는 68년간 파트너십을 맺고 콘텐츠는 경쟁하되 제작, 인쇄, 배포 및 광고를 서로 함께 해왔다. 광고와 구독료 등 수익이 자꾸 줄어들어 공동운영하던 Utah Media Group을 지탱하지 못하고 폐지한다.

당연히 많은 일자리가 사라진다. 이를 예상하지 못한 것이 아니다. 앞으로 나올 주간지(週刊誌)는 기업에 대한 정보와 기획, 특집, 심층 조사 자료로 채울 것이라 한다.

‘강 건너 불구경’이 아니다. 나는 ‘ADADA(아다다)로 잘 살기’란 주제로 특강을 해 왔다. ‘백치 아다다’는 물론 아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교차하고 혼재하는 세상에서 이 둘을 조화롭게 살아야 한다는 내용이다.

우리 인간은 아날로그다. 음식물을 씹어 삼켜서 소화시키고 적당이 몸을 움직여 일하고 땀을 흘려야 건강에 좋다. 알약 하나로 건강을 해결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나 디지털을 이용하지 않으면 불편한 시대에 살고 있다.

당장 휴대폰과 신용카드가 없다면 엄청 불편할 것이다. 설령 내가 불편하지 않더라도 나를 찾는 사람들이 불편하게 된다. 내게 필요한 정보와 지식을 디지털 없이 어떻게 입수할까?

이미 신문을 PDF판으로 보내주는 곳이 많다. 디지털 판을 링크만 보내주면 사람들이 들어가서 보고 듣는다.

종이 신문을 읽어야 맛이고 만년필로 써야 글이 된다는 사람이 있기는 하지만 읽지 않고 들려주는 오디오북에다 생생한 현장의 동영상이 날아오고 기사도 알아서 써 주는 인공지능 기자가 있는 판에 배달도 어려운 종이신문이 어찌 하면 살아남을까? 신문사의 조직을 줄이지만 말고 디지털 플랫폼을 강화해야 한다.

수익은 신문사의 정보와 지식으로 버는 것이다. 지난 수십 년간의 기사와 행사 등 정보를 디지털로 바꾸어 빅데이터를 만들고 분석하면 미래를 예측가능한 정보가 나올 것이다.

데이터를 모아 의사결정에 가용한 정보를 만들고 정보들로부터 패턴을 추출하면 지식이 된다. 이 지식들을 잘 활용해 인간에 이롭게 하는 것이 지혜라 한다.

정보, 지식, 지혜도 다 신문사가 보유한 데이터에서 나오는 것이다. 맞춤 정보와 주문형 지식을 필요로 하는 곳이 있을 것이다. 개인들에게 유용한 지식(강의)도 있다. 유용하면 찾는다.

우선, 수십 년간 축적한 데이터를 디지털화 하고 빅데이터 분석을 하는 기술을 익힐 일이다.

울산의 데이터는 경상일보가 다 가지고 있지 않은가?

조기조 경남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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