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14 대표팀서부터 두각
생애 첫 성인대표팀 발탁

▲ 인터뷰에 나선 여자축구대표팀의 ‘막내’이은영(울산현대고).

“(여)민지 언니가 우승하던 모습을 보고 딱 축구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여자 축구대표팀의 막내이자 유일한 ‘고딩’인 이은영(18·울산현대고)은 초등학교 2학년 때인 2010년 한국 여자 U-17 대표팀이 국제축구연맹(FIFA) U-17 여자 월드컵에서 우승하는 모습을 보며 ‘멋있다! 나도 축구를 해야지’라는 생각으로 축구에 입문했다.

이은영을 축구로 이끈 롤모델은 여민지(27·수원도시공사)였다. 여민지는 2010년 U-17 여자 월드컵에서 8골을 몰아치며 한국의 역대 첫 FIFA 주관대회 우승을 이끌었고, 그의 모습에 반해 이은영은 축구를 시작했다.

25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취재진과 만난 이은영은 수줍은 얼굴로 “텔레비전과 동영상으로만 봤던 언니들과 함께 운동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고 웃음을 지었다.

그는 특히 “대표팀 명단에 이름이 오른 것을 보고 주변에서 축하도 많이 해줬다. 친구들은 ‘네가 국가대표가 되다니 진짜 신기하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공격수인 이은영은 13살이던 2015년부터 U-14 여자 대표팀에 발탁돼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2016년 5월에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14 여자 챔피언십 예선에서는 북마리아나제도와 경기에서 혼자 6골을 몰아치기도 했다.

뛰어난 결정력 덕분에 이은영은 17살 때인 2019년 U-20 대표팀에 발탁됐고, 마침내 콜린 벨 감독의 눈에 들면서 18살의 나이에 A대표팀으로 ‘월반’하는 기쁨을 맛봤다. 일찌감치 연령별 대표와 A대표팀 월반을 경험한 여민지의 전철을 밟고 있다.

벨 감독은 내년 2월 중국과 도쿄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지역 플레이오프에 대비해 28명의 소집훈련 명단을 발표하면서 12명의 공격수 가운데 파격적으로 고등학생인 이은영을 뽑았다.

생애 첫 A대표팀에 발탁된 이은영과 대표팀 ‘왕언니’ 김정미(36·인천현대제철)와 무려 18살 차이다.

이은영은 “초등학교 2학년 때 U-17 여자대표팀이 월드컵에서 우승하는 모습을 봤다. 그 때 축구를 시작했다. 진짜 열심히해서 좋은 선수가 돼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라며 “(여)민지 언니의 득점력과 득점 기회를 만드는 능력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이은영은 여민지의 초등학교 후배다. 둘은 창원 명서초등학교 동문이다. 하지만 이은영은 대선배인 여민지에게 초등학교 후배라는 말을 못하다 이날 ‘후배’임을 고백했다.

이은영은 “대표팀에 소집되고 나서 (여)민지 언니한테 초등학교 후배라는 말을 부끄러워서 못했다”라며 “오늘 처음 후배라고 말했다”라고 웃음을 지었다.

그는 “언니들하고 나이차가 많이 나서 어렵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모두 잘해주셔서 편하게 훈련하고 있다”라며 “연령별 대표때보다 훈련도 다양해서 좋다”고 덧붙였다.

이은영은 “벨 감독님이 면담에서 나이에 신경쓰지 말고 노력만 하면 된다라고 응원해주셨다”라며 “절대 나이 때문에 기죽지 말라는 말씀도 해주셨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 장점인 저돌적인 돌파를 살려서 대표팀에서 반드시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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