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교직원 400여명 전수검사…무기한 원격수업

학생·교사 밀접접촉자 96명

결과 관계없이 2주 자가격리

확진자의 형제·학원 수강생

학교들도 원격수업으로 전환

▲ 25일 울산시 중구 한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중구보건소 방역요원들이 전교생들을 대상으로 코로나 검사를 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울산지역 초등학생 1명이 장구 시험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일선 학교에 신종코로나 공포가 엄습해오고 있다. 확진 학생이 다녔던 학교가 무기한 원격수업에 들어간 것은 물론 이 학생이 다녔던 학원 학생들 중 밀접 접촉한 학생들의 학교까지 원격수업으로 전환됐다.

25일 오후 1시께 찾은 중구 함월초등학교. 운동장 한 켠에 간이선별진료소가 마련돼 있고, 학생들이 간이의자에 앉아서 교사와 보건소 직원의 지도에 따라 한 명씩 나와 코로나 검사를 받았다. 방역복을 입은 보건소 직원은 검사가 끝날때마다 학생들의 몸과 비닐장갑을 버린 휴지통을 꼼꼼히 소독했다. 학생들이 뛰어놀아야 할 학교 운동장이 졸지에 코로나 선별진료소가 된 것이다. 평상시라면 저학년들은 하교를 하고, 고학년들은 점심을 먹고 있을 시간이다.

이 학교는 이날 아침에 학생 1명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곧바로 원격수업으로 전환됐고, 점심 무렵 선별진료소가 설치돼 이날 이 학교 전체학생 400명(초등 372명, 유치원 28명)과 교직원 46명이 전수 검사를 받았다.

학생들이 검사를 받는 동안 운동장 맞은편 한 켠에는 학부모들이 서서 자녀의 검사를 초조하게 기다렸다. 학부모들은 자신의 자녀가 검사를 마치고 오자 달려가 안아주며 어깨를 두드렸다. 한 학생은 코로나 검사를 마치고 나서 기다리던 부모를 보자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 학교 2학년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학교에서 연락을 받고 깜짝 놀라 회사에는 오후 반차를 내고 급히 왔다”며 “별일 없을 것으로 생각하면서도 결과가 나올때까지는 솔직히 걱정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부 저학년 자녀를 둔 맞벌이 가정의 학부모들은 무기한 원격수업으로 전환 소식에 걱정을 하며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이 학교 확진자 A양은 지난 20일 남구 신정동 한 장구 시험장에서 열린 장구 지도자 자격증 시험에서 공연자로 참석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A양은 지난 23일 등교 후 오전수업만 한 뒤 조퇴했고, 24일 코로나 검사 실시 후 25일 양성 판정을 받아 울산대병원 음압병실에 입원했다. A양의 오빠 2명 중 고등학생은 양성 판정을 받았고, 중학생은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시교육청은 A양이 다니는 초등학교와 함께 A양의 오빠 2명이 각각 다니는 중·고등학교를 등교 중지 조치하고, 원격 수업으로 대체했다. 또 A양과 같은 층에 있어 밀접접촉자로 분류된 학생 90명과 교사 6명 등 96명은 검사 결과와 관계없이 2주간 자가 격리 조치했다.

시교육청은 A양이 학원에서 접촉한 학생들이 다니는 4개 초등학교에 대해서도 이날 오후에 귀가 조처하고, 원격 수업으로 전환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A양이 다닌 학교는 당분간 무기한 원격수업 실시 방침이며, 관련 학교들을 방역 조치하고 향후 협의해 정상 등교 시기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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