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소포체 역할 밝혀
전이 쉬운 췌장·대장 등
전이 과정도 규명 기대

▲ 조윤경 교수(왼쪽)와 김준영 박사.

UNIST(울산과학기술원)는 바이오메디컬공학과 조윤경 교수(IBS 첨단연성물질연구단 그룹리더)팀이 ‘3D 간 칩’(Liver-on-a-Chip)을 이용, 암 전이 과정에서 나노 소포체의 역할을 규명했다고 30일 밝혔다.

나노소포체는 세포가 배출하는 나노미터(1㎚, 10-9) 수준의 ‘행낭’으로, 세포들은 소포체 안에 각종 단백질 정보를 담아 서로 소통한다. 암세포 역시 나노 소포체를 배출한다. ‘암세포에서 배출된 나노 소포체가 전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가설이 있었지만 복잡한 생체에서 이를 직접 검증하기는 어려웠다.

연구팀은 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간세포가 배양된 칩을 이용했다.

조윤경 교수는 “장기에 암 세포가 뿌리내리기 좋은 환경이 조성돼 전이가 잘 발생한다는 ‘토양과 씨앗’ 가설이 이번 연구로 힘을 얻게 됐다”며 “나노소포체는 이 과정에 토양을 비옥하게 만드는 비료 역할을 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 유방암의 간 전이현상과 간을 모방한 인공간칩(Liver-on-a-Chip)의 구조. UNIST 제공

연구에 제1저자로 참여한 김준영 UNIST 생명과학부 박사는 “장기-온-어-칩(Organ-on-a-Chip) 기술을 나노소포체에 의한 암 전이 과정을 이해하는 데 최초로 적용했다”며 “간을 구성하는 다양한 세포를 함께 배양해 인체 간 조직과 유사할뿐만 아니라 혈액을 흘려보낼 수 있어 혈액 속에 포함된 나노소포체의 역할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유방암의 간 전이과정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간 전이 빈도가 높은 췌장암, 대장암 등의 전이 과정도 밝혀 낼 수 있을 것”이라며 “간은 전이암 발생빈도가 매우 높고, 전이 암 발생시 사망률이 급격히 증가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며 이번 연구의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수행은 기초과학연구원(IBS) 및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연구 성과는 ‘ACS 나노’ 표지논문으로 선정돼 지난 24일 출판됐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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