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의 각 마디는 디스크(추간판)으로 연결돼 있다. 디스크는 크게 섬유륜과 수핵으로 구성된 물렁한 판 모양의 물질로 척추의 뼈마디가 부딪치는 것을 방지한다.

 외부의 압력이나 바르지 못한 자세 때문에 섬유륜이 찢어져 수핵이 밖으로 돌출돼 요추신경을 짓누르게 되면 허리와 다리에 극심한 통증이 오는데 흔히 이 증상을 "허리디스크"라 부른다.

 특히 나이가 들면 수핵의 물이 빠지면서 퇴행변화가 진행되고, 수핵을 둘러싸는 섬유륜이 얇아져 아주 작은 충격에도 수핵이 잘 빠져 나오게 돼 허리디스크에게 걸릴 수 있다.

 김정득 동강병원 신경외과 과장은 "허리디스크는 갑자기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운전기사, 농부, 주부, 학생 등 하루종일 앉아 지내는 사람들이 잘 걸리는 척추 질환으로 가사노동을 하는 여자가 남자보다 많이 걸리지만 울산은 젊은 남자들이 허리디스크를 많이 호소한다"며 "현장 노동을 많이 해야 하는 울산의 산업구조 영향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허리디스크에 걸리면 허리를 구부릴 때 허리가 아프거나 다리를 올렸을 때 땡기고 통증이 심해진다. 허리디스크는 요통과 함께 다리가 저리고 아픈 증상이 큰 특징이다.

 김 과장은 "허리의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사람들 가운데 허리디스크 환자는 8% 정도"라며 "단일 부위만이 아플 때는 허리디스크 외에 다른 원인이 있을 수 있으므로 주의가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허리디스크의 치료를 위해 반드시 수술을 할 필요는 없다. 허리디스크에는 시간이 약이다. 김 과장에 따르면 허리디스크 환자의 약 80%는 한 두달 정도 안정적인 생활을 하면서 물리치료를 병행하면 수술없이 치료가 가능하다.

 또 허리디스크에 걸려도 통증이 없거나 생활하는데 불편이 없다면 굳이 수술을 할 필요는 없다. 다만 통증이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심할 때, 발가락이나 발목의 힘이 현저하게 약해졌을 때, 대·소변을 보는 힘이 없어지거나 다리를 전혀 움직일 수 없을 때는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허리디스크의 예방은 꾸준한 운동과 바른 자세에서 비롯된다. 척추는 크게 뼈, 디스크, 인대, 근육, 신경 다섯 가지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이 다섯 가지가 제 기능을 다할 때 강한 허리가 된다.

 허리를 강하게 하기 위해서는 수영, 빨리걷기, 등산 등의 운동을 꾸준히 한다. 이 운동을 하면 단순 요통 뿐만 아니라 허리에 무리를 줘 허리디스크를 유발하는 비만까지도 예방할 수 있다.

 허리디스크 진단을 받아도 가끔 움직여 주는 것이 좋다. 김 과장은 너무 오래 누워있으면 허리 근육이 약해지기 때문에 며칠 쉰 뒤 몸을 적당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권유했다.

 이밖에 김 과장은 40대가 넘어서면 뼈에서 칼슘이 빠져나가기 시작하기 때문에 뼈에 자극을 주는 술, 담배, 무리한 성생활 등은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대현기자 sdh@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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