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군의회 심의후 불승인
활용 방안 미수립 등 질타
거액 예산 묶일 가능성 지적

울산 울주군의회가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을 일부 불승인해 옛 언양시외버스터미널 부지와 옹기마을 어린이놀이터 부지 매입에 대한 근거가 사라져 관련 예산이 삭감이 불가피, 조기 재추진이 어려울 전망이다.

30일 울주군 등에 따르면, 군의회 행정복지위원회는 지난 27일 공유재산 관리계획안 심의를 열고 군이 제출한 옛 언양시외버스터미널 부지·건물 매입건과 옹기마을 어린이놀이터 부지 매입건, 창업거점공간 조성 부지 매입건, 도시재생거점복합공간 조성 부지 매입건 등 총 16건을 심의했다.

군의회는 옛 언양시외버스터미널 부지 매입건과 관련해 매입 시기 부적정 및 활용 방안 미수립 등을 지적했다. 활용 계획도 세우지 않은 상황에서 부지 매입을 위해 200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우선 책정, 거액의 예산이 장기간 묶여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집중 질타했다.

현재 군은 터미널 부지를 공공 목적으로 개발한다는 기본 방침 아래 유관 부서와 활용 방안 수립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부지의 도시계획시설상 용도가 ‘터미널’로 지정돼 용도 폐지나 변경 전에는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터미널 부지 활용을 위해서는 지정권자인 시와의 협의가 필수지만 이와 관련한 협의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심의에서는 ‘터미널’로 지정된 해당 부지의 용도 폐지나 변경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부지 소유업체 역시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발목이 잡힌 상황에서 지정권자인 시와 협의도 하지 않고 부지만 매입하려 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터미널 대체 부지 마련 및 임시터미널 운영 등의 주체가 시인데, 군이 굳이 문제를 떠안으려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정우식 의원은 “지역구 의원으로서는 당장이라도 매입해 지역 발전을 위해 활용해야겠지만, 군민의 한 사람으로서 혈세를 계획 없이 사용하는데 동의하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옹기마을 어린이놀이터 부지 매입 의 경우 도로 인근이어서 안전상 위험이 뚜렷한데도 이를 확인하지 않고 예산 10억원을 투입해 부지 매입을 추진한다는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군의회는 에너지융합 일반산단과 영어마을, 옛 영남요업 부지 개발 등에 몇 년 째 3000억원 가까운 군비가 묶여 있는데도 다시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공유재산 매입을 추진한다며, 옛 언양시외버스터미널 부지·건물 매입건과 옹기마을 어린이놀이터 부지 매입건을 불승인했다. 이번 관리계획안 불승인으로 내년도 당초예산안에 편성된 관련 사업비는 전액 삭감이 예상돼 조기 재추진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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