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청을 더 이상 노인성 질환으로만 여길 수 없게 되었다. 장시간 이어폰을 착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짐에 따라 소음성 난청을 겪는 연령층이 대폭 낮아졌기 때문이다. 지하철이나 버스를 이용하다 보면 이어폰을 귀에 꽂고 있는 사람들은 흔하게 볼 수 있는데, 이는 앞으로도 난청 환자가 늘어날 가능성을 시사한다.
 
문제는 청력은 한 번 손상되면 손상되기 이전으로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난청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조금 잘 안 들릴 뿐’이라고 생각하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난청이 ‘질환’임을 인식했다 해도 보청기 사용은 남의 일로만 여긴다. 나이 들어 정말로 귀가 잘 안 들리는 어르신들이 사용하는 물건으로만 여기기 때문이다. 또한 보청기 사용을 고려한다 해도 고가의 가격에 뒷걸음질 치기 일쑤다.
 
셀프 청력측정 및 자동피팅 기능을 내장한 스마트 보청기를 개발한 ㈜리딤 강호성 대표는 보청기 가격이 100~500만원을 호가하는 이유는 수입 브랜드의 독과점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몇 개의 보청기 수입브랜드가 국내 시장의 70%를 장악하고 있으며, 국내 브랜드가 있음에도 기술력에서 밀려 좀처럼 선전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강 대표는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려면, 눈이 나쁘면 고민 없이 안경을 구매하는 것처럼 난청을 앓는 누구나 보청기를 구매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가격’의 제품이 필요하다”라며 “연구개발을 거듭한 결과 탄생한 것이 스마트 보청기 ‘호렌-10’이다. 이 제품의 가격은 49만원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기술력도 높였다. 국산 기술 개발만이 보청기 가격을 낮출 수 있는 핵심이라 여겨 전문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끊임없이 시제품을 제작했으며, 결국 보청기 전용 사운드 알고리즘 핸드폰 연동으로 블루투스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 보청기를 내놓을 수 있었다. 보청기 사용에 대한 부담감을 줄이고자 블루투스형 이어폰과 같은 세련된 디자인으로 완성했다. 실사용자들이 원하는 ‘가격’과 ‘디자인’을 정확하게 반영한 제품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강 대표는 90년대 대우전자에 근무하면서 대우그룹 기술인상을 수상한 인재로, 현재 각종 정부지원사업 과제를 활발하게 수행하는 중이다. 스마트 보청기 호렌-10은 이번 달에 본격 출시되는 것에 이어 내년 7월에는 비대면 AI 헬스케어 보청기도 출시 예정이다.

[경상일보 = 배정환 기자 karion79@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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