맬버른과의 16강전 3대0 승

대회다득점 1위로 8강 진출

공격·수비 고른 활약에다

김도훈 감독 용병술도 한몫

▲ 울산현대는 지난 6일 카타르 도하 에듀케이션 스타디움에서 열린 맬버른 빅토리와의 2020 ACL 16강전에서 3대0으로 승리했다. 울산현대 제공
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고 있는 울산현대가 2012년 이후 8년만에 ACL 8강에 진출했다. 지난달 카타르에서 시작된 ACL 6연승 포함 7경기 무패, 최다득점팀 등 거침없는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울산은 지난 6일 카타르 도하 에듀케이션 스타디움에서 열린 맬버른 빅토리와의 2020 ACL 16강전에서 3대0으로 승리했다. 비욘존슨이 멀티골을 기록하며 팀의 8강 진출을 이끌었고 교체 투입된 원두재도 울산 유니폼을 입은 후 첫 득점포를 가동했다.

지난달 초만 해도 울산의 2020 시즌은 실패로 평가됐다. 15년만에 K리그1 왕좌 탈환을 노렸지만, 경쟁 상대인 전북에 K리그1 우승컵과 FA컵을 모두 넘겨주고 말았다.

하지만 카타르 도하에서 재개된 ACL에서 울산은 가히 2012년 ‘아시아의 깡패’로 불리던 이전 모습을 재현하고 있다. 특히 상대가 걸어 잠그면 두드려서 열고, 먼저 실점해도 극적인 역전승일 일궈내며 연승 행진을 질주하고 있다. 한 골을 넣고 잠그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현재 울산은 지난 2월 FC도쿄전을 시작으로 7경기 무패, 지난달부터 카타르에서 열린 ACL에서는 조별예선 포함 16강전까지 6연승 중이다.

특히 6연승 기간 동안 모든 경기에서 2골 이상을 넣었다. ACL 역사상 같은 기록을 올린 팀은 2013년의 광저우 헝다(중국) 뿐이었다. 광저우는 당시 우승을 차지했다.

울산은 현재 총 17골을 넣어 대회 최다득점 1위에 올라있다. 득점 순위 10위권에는 울산 선수가 2명이나 포함돼 있다. 맬버른전까지 최근 2경기에서 4골을 터뜨린 비욘존슨과 슈팅 감각이 절정에 오른 윤빛가람이 4골로 나란히 득점 공동 3위에 올라있다.

올 시즌 K리그로 컴백한 이청용과 발 빠른 김인성, K리그1 득점왕 주니오까지 모든 선수들이 고른 활약을 보이고 있다.

수비는 탄탄함 그 자체다. 1골 이상 실점한 경기가 없다. 연승 기간 동안 울산은 매 경기 2골 이상을 넣고 1골 이상은 실점하지 않았다.

주전 골키퍼 조현우가 국가대표팀 오스트리아 원정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이번 ACL 출전이 무산되는 악재를 맞았지만 빈 자리를 베테랑 백업 골키퍼 조수혁(33)이 잘 메워주고 있다.

김도훈 감독의 용병술도 빛을 발한다. 결정적인 순간 헛수를 남발해 스스로 무너졌던 정규리그에서와 전혀 다른 모습이다.

특히 멜버른전 승리는 김 감독의 용병술이 빚어냈다. 후반전 교체 투입한 비욘존슨과 원두재가 3골을 합작했다.

울산이 그토록 바라던 국내 왕좌를 두 개나 빼앗아간 전북은 ACL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울산이 이번 ACL에서 우승해 8년 만의 아시아 정상 탈환에 성공한다면 ‘준우승 전문’이라는 불명예를 완벽하게 씻어낼 수 있을 전망이다.

한편 울산의 8강전 상대는 추첨을 통해 결정된다. 결승전에는 서아시아지역 토너먼트를 모두 통과한 페르세폴리스(이란)가 올라있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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