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미 울주군수 정책비서

울주는 대한민국에서도 유일무일 하게 야외 선사유적으로만 국보 2개를 보유한 문화유산 특별군이다. 국가의 보물이라는 국보를 넘어 세계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가치와 위대성은 그 동안 정부, 울산시, 울주군은 물이라는 아젠다에 매몰되어 진정 논의해야 할 문화유산은 수수방관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수면으로 잠겨있던 반구대 암각화 문제는 민선 7기에 들어오면서 화두가 되었고 지난 해 9월 문화재청, 울산시, 울주군이 반구대 암각화의 보존과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협약 체결, 12월에 문화재청에서 반구대 암각화 세계문화유산 우선등재목록선정 신청을 계획에 이르면서 시민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이러한 결과는 시민들의 간절한 염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시작이 반이고,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듯이 핵심적인 3기관의 의기투합은 ‘아는 만큼 보인다’는 가치의 결과이다.

그럼 지금 울산시와 울주군은 반구대 암각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어떤 준비를 하고 있을까? 2009년 반구대암각화가 세계유산 가치가 있다고 하여 잠정목록에 수록됐고, 2010년에 잠정유산으로 이름을 올렸다. 잠정유산이 되었다는 것은 준비가 되는 대로 정식으로 세계유산으로 신청하겠다는 첫 과정을 마친 것이다. 따라서 정식 신청서를 제출하기 위해서 유네스코가 요구하는 등재조건에 충족하고 우리 스스로가 보존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에 대한 방점만을 두면 되는 것이다.

울산시는 2018년 ‘대곡천 암각화군 세계유산 등재 지원 및 보존·관리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울주군 또한 2019년 『울산광역시 울주군 반구대암각화 세계유산 등재 및 보존·관리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면서 투지를 보이고 있다. 물론, 조례제정이 문화재 관심의 척도라도 단정할 수는 없지만 지자체의 문화유산에 대한 방향성과 의지를 보여주는 적극적 행위이다.

문화유산의 역사적 방향성을 기회자산으로 전환한 프랑스는 전 세계인을 매혹시키는 ‘루브르의 미녀’ ‘루브르의 심장’ 모나리자가 있다. 이 모나리자는 현존 세계 최고의 예술작품이자 기네스북에서 약 40조원으로 추산한다. 그런데 아이러니 하게도 20세기 초반만 해도 대접은 받지 못했다. 그 만큼 예술은 일반적 사고로 이해할 수 없는 무한한 가치를 품고 있는 빌바오 효과가 있는 것이다. 방탄유리 벽 속에 높이 77㎝, 폭이 53㎝ 불과하고 바리케이드로 둘러져 있어 접근조차 힘든 명작은 현재 프랑스를 대표하는 문화사절로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관광 파생효과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프랑스는 400조를 준다고 해도 팔지 않는 천하제일의 보물을 소유한 것이며, 예술자산을 국가 동력으로 삼겠다는 마크롱 대통령의 정책방향에 ‘문화가 곧 힘이고 경제’라는 것에 공감한다. 울주군도 40조원 가치를 넘는 보물단지를 보유하고 있다. 그 자산 가치는 울주군은 안다고 본다. 모나리자를 보기 위해서 전 세계인들이 프랑스로 물밀 듯이 몰려가듯이 반구대 암각화를 보기 위해서 전 세계인들이 대한민국 울주군에 인산인해를 이루는 날은 시간문제이다.

포르투갈 코아 시민들이 암각화를 지키기 위해 외친 구호 ‘암각화는 수영을 할 수 없습니다.(the carvings can’t swim)’라는 슬로건의 의미를 새겨 문화특별군으로 가야 한다. 양립할 수 없는 선택의 기로에서 미래가치를 품을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선택적 용기는 반구대 암각화라는 선물이 우리에게 경제적 풍요와 역사적 가치를 동시에 줄 수 있다. 분명한 사실은 대한민국 예술자산 헤게모니는 울주문화특별군이 보유하고 있음을 잊지 말기 바란다. 김경미 울주군수 정책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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