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두차례 준우승 속앓이
8년만에 아시아정상 오르며
울산현대와 결별수순 밟아
차기 감독에 홍명보 거론
올해 계약만료 앞둔 주니오
내년 울산서 뛸지는 불투명

▲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결승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울산 현대의 주니오(오른쪽)가 김도훈 감독을 안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8년만에 아시아 정상에 오른 울산현대가 지난 4년간 팀을 이끈 김도훈 감독과 결별을 공식화 했다. 후임 감독으로 홍명보 대한축구협회 전문가 유력하게 거론되는 등 울산은 곧바로 후임 감독 인선 절차에 돌입, 선수단 개편 작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게다가 울산은 브라질 특급 ‘골무원’ 주니오(34)와도 계약기간이 올해 말 끝나 동행을 마무리할지 관심이 쏠린다.

울산은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김도훈 감독과 동행을 마무리한다고 밝혔다.

지난 2017 시즌을 앞두고 울산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첫 시즌 구단 역사상 첫 FA컵 우승컵을 들어올렸고 매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확보했다. 올해는 K리그1과 FA컵에서 연속 준우승했지만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성과를 냈다.

김 감독은 울산에서 4년동안 196경기를 치르면서 106승50무40패를 기록했다. 울산은 김 감독에게 카타르 현지에서 감사패를 전달했다.

김도훈 감독은 “(사실)카타르에 오지 않으려고 했다. 준우승을 두 번 하고 침체된 분위기였기에 힘들었는데 오길 잘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우승으로 조금이나마 마음의 위안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 울산은 20일 김도훈 감독에게 카타르 현지에서 감사패를 전달하며 지난 4년간의 동행을 마무리했다.

김 감독은 “아버지가 하늘에서 좋은 기운을 주셔서 우승한 것 같아 감사하다. 어머니도 통영에서 노심초사하고 계셨을 텐데 정말 감사하다”면서 “선수들이 정말 잘해줬다. 한국에서 준우승을 두 번 하다 보니 즐겁지 않았는데 카타르에서는 선수들과 즐겁게 축구를 했다. 선수들이 자랑스럽고 더 발전하길 기대하고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김도훈 감독은 올해 연말을 끝으로 계약기간이 만료된다.

추후 거취에 대해 김 감독은 “내 역할은 여기까지”라며 “울산에서의 4년에 마침표를 찍는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내서 기쁘다. 결과가 좋을 때나 그렇지 못할 때나 항상 응원해주시고 지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 이제는 집에 가서 와인 한잔하며 쉬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 프로축구 K리그1을 넘어서 아시아 무대까지 평정한 주니오의 거취도 관심이 쏠린다. 주니오와 울산의 계약기간은 올해로 끝난다.

2017년 시민구단 대구FC 유니폼을 입고 K리그 무대에 첫선을 보인 주니오는 그해 16경기에서 12골 1도움을 기록한 뒤 2018년 울산에 둥지를 틀었다.

울산에서 보낸 첫 시즌에 정규리그 32경기에서 22골 1도움을 기록하며 K리그에 완벽히 적응한 그는 지난해에도 25경기에서 19골 5도움을 올렸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경기 수가 줄었지만, 정규리그 27경기에서 26골(2도움)을 몰아넣고 득점왕을 차지했다. 팬들은 착실하게 매 경기 득점에 성공하는 주니오에게 ‘골’과 ‘공무원’을 합성한 ‘골무원’이라는 별명을 붙여주며 애정을 보였다.

K리그1을 주름잡은 주니오는 아시아 무대에서도 자신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주니오는 19일(한국시간) 카타르에서 막을 내린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총 9경기에 출전해 7골(1도움)을 터트렸다. 비록 득점·도움 수까지 같은 알나스르(사우디아라비아)의 압데라자크 함달라흐보다 경기 출전 시간이 많아 대회 공식 득점왕 타이틀은 차지하지 못했지만, 이번 대회 최다득점자로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주니오가 새해에도 울산에서 뛸지는 미지수다. 이미 올해 초부터 주니오의 차기 행선지로 중국, 중동은 물론 K리그 1·2부 팀들까지 여럿 거론됐다.

물론 울산과 주니오 측 사이에도 계약 연장에 관한 얘기는 오갔다.

울산은 주니오의 나이를 고려해 1+1년 식의 옵션 계약을 원한다. 주니오가 자기 관리가 철저한 선수이긴 하나 내년에도 올해만큼의 퍼포먼스를 보여주기는 어려우리라는 것이 울산 구단의 판단이다.

반면 주니오 측은 기간을 확정한 계약을 바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이를 고려한다면 주니오 쪽에서는 최대한의 계약기간을 보장받으려는 게 당연하다.

연봉에서도 양측에 간극이 있었다.

현재로서는 울산과 주니오의 계약 연장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세홍기자·일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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