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형중 경제부 차장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인 현대일렉트릭 등이 며칠전 울산항만공사를 찾아 울산항에 수소기반 다목적 육상전원공급장치(AMP) 도입사업을 제안했다.

‘수소 기반 다목적 AMP 도입을 통한 에너지 자립항’이라는 거창한 목표도 내걸었다. 기존 AMP 시스템의 한계를 넘어, 대상 선박이 부두에 접안하면 이동식 AMP를 장착한 차량이 부두로 이동해 전력을 공급하는 시스템이다. 이후 선박이 출항하고 나면 선박 외 전력으로도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수소 연료전지 발전수익과 함께 탄소배출 저감으로 수익과 환경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다는 게 이들의 판단이다. 울산항만공사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내년에 타당성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기업의 기술력과 아이디어, 당국의 행정력이 조화를 이뤄 어떤식으로 실효를 거둘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몇해 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 수출용 야적장 공간이 부족해 일정물량이 울산이 아닌 타 항만으로 유출됐는데, 울산항만공사 등이 본항 6부두를 수출차량의 보관·운송 장소로 활용될 수 있도록 특허보세구역으로 활용한 사례와 함께 기업과 항만의 대표적인 윈윈사례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불황에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글로벌 해운시장이 악화일로다. 기업과 항만의 ‘경영애로’‘항세위축’또한 심상찮다. 새로운 돌파구 없이는 생존위협에 내몰릴 판이다.

섣부른 낙관만으로 접근하는 것은 좋지않지만 분명 국내를 대표하는 기업인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그룹 등 기업과 항만당국간 협력과 상생방안은 이러한 위기돌파의 또 다른 촉매제가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공존하는 게 사실이다.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작금의 경제구조에서는 더욱 그렇다.

수출의 항만의존도가 95%를 웃도는 울산은 기업과 항만의 공존이 어느 도시보다 중요하다. 위기때 으레 나타나는 일회성 극복방안이 아닌 이용자 중심의 항만, 기업과 항만의 공동 성장방안이 이제 시대적 과제가 된 셈이다.

울산항에서는 수소기반 AMP는 물론 수소전용부두, 선박 전용 수소충전소, 수소선박 실증 등 다양한 수소산업을 비롯해 LNG벙커링, 첨단 선박접안보조시스템, 드론 선용품 수송, 화물전용 무인트램 등 미래 첨단사업이 표면화되고 있다. 그 주체는 국내 최고, 세계 최대 타이틀을 가진 대기업부터 울산항만공사가 육성한 스타트업까지 다양하다. 앞으로 제3, 제4 기업과 항만의 공동협력 작품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항만근로자 등 다양한 항만구성원들의 가치 또한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울산항만공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코로나19에 대처해 기업과 함께 새로운 화물유치, 수출루트 확보 등에 머리를 맞대야 하며, 향후 100년 울산의 미래 먹거리가 될 마지막 남은 신항만 개발, 오일·가스허브 사업 등도 효율성을 높여나가야 한다. 내달부터 2030년까지 울산항의 사업이 함축된 제4차 항만기본계획이 적용된다. 다시금 비상하기 위해 힘찬 날개짓을 시작하는 중요한 시기다. 이제 그 새로운 출발점에 서 있다. 이형중 경제부 차장 leehj@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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