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확산으로 ‘고요한 크리스마스’ 예고
각종 인테리어 소품·밀키트 등 판매량 증가세
온라인 통한 언택트 모임·연말 콘서트 잇따라

그동안 울산 도심을 하얗게 수놓았던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올해는 만날 수 없게 됐다. 울산 중구 원도심과 남구 디자인거리 일원에서 매년 개최해 오던 ‘눈꽃 축제’가 올해는 모두 취소됐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크리스마스 축제 뿐 아니라 성탄예배 등 종교행사도 비대면으로 전환됐다. 공연전시 역시 마찬가지다. 올해 시민들은 그 어느 해보다 ‘고요한’ 크리스마스를 보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커피브랜드 업체에서 12월 첫 주 20~3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2020 크리스마스’를 주제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76.9%가 올해는 집에서 조용히 크리스마스를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크리스마스가 기대된다는 응답이 64.9%로 크리스마스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는 집안에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홈파티’를 계획하는 사람들은 늘어나는 추세다. 온라인상에는 ‘집에서’ 즐기는 크리스마스를 겨냥해 집 안을 꾸밀 수 있는 소품들이 공개되고, 24일부터 식당내 5인이상 모임이 금지되면서 크리스마스 밀키트도 인기다.

남구에 거주하는 30대 여성은 “매년 크리스마스가 되면 친구들과 모여 식사를 하고 선물을 주고 받았는데 올해는 모두 취소했다. 그러면서 처음으로 크리스마스 트리를 구입해봤다. 자녀들과 함께 트리를 장식하면서 연말 분위를 느껴볼 계획”이라고 전했다.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언택트 크리스마스 파티’도 화제를 모은다. 온라인 플랫폼인 줌에서 모여 각자 준비한 음식들을 공개하고, 파티를 즐기는 것이다. 온라인 모임에 이용되는 플랫폼도 다양해졌다. 줌 외에 구글의 통신 플랫폼인 ‘행아웃’이나 온라인 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에서 친구들을 만나기도 한다.

크리스마스 카드나 연하장 등으로 마음을 전하기도 한다. 울산 북구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은 “한 해 동안 감사했던 마음을 나누는 식사자리 대신에 연하장을 쓰기로 했다.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없어 아쉽지만 코로나의 빠른 종식을 위해 국민들 모두 마음을 모아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성탄절을 기리는 종교행사도 대폭 축소됐다. 울산기독교총연합회 관계자는 “지역 내 상당수의 교회들이 온라인 성탄 예배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불가피 현장예배가 마련되기도 하겠지만 극소수에 해당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또한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안전하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크리스마스·연말 공연도 사라졌다. 대신에 안전하게 집에서 즐길 수 있는 공연들이 쏟아진다. 이날치, 크라잉넛, 이승환 등 인디밴드 17개 팀의 무대를 감상할 수 있는 인디음악축제가 21일부터 사흘간 펼쳐지고, 걸그룹 에이핑크와 방탄소년단도 온라인 연말 콘서트를 계획중이다. 또 문체부는 23일부터 ‘집콕 문화생활 연말연시 특집’을 공개한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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