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장관 후보 인사청문회

▲ 23일 국회에서 열린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변 후보자에게 피켓을 들고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피켓시위 등 공세

청문 시작전부터 여야 충돌

與 “정쟁 말고 정책검증을”

구의역 김군 어머니 육성에

청문회장 일순간 침묵 흘러

전해철 행안부장관 후보

국회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위원장 진선미)는 23일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를 출석시킨 가운데 인사청문회를 개최했다. 야권은 변 후보자의 ‘구의역 김군’ 관련 발언과 함께 SH·LH 사장 시절 낙하산 채용 의혹에 대해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특히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변 후보에 대해 ‘의혹의 백화점’으로 규정한 뒤 낙마 1순위로 정조준하면서 인사청문 초반부터 맹공을 펼쳤다.

이날 청문회는 여야 충돌 속에 예정시각을 40여분 넘긴 뒤에야 시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청문회장 복도에서 ‘구의역 김군의 희생을 모욕하지 마십시오’ ‘임대 사는 사람들도 외식합니다’ 등의 피켓을 들고 변 후보자를 맞이했다.

변 후보자가 모두발언에서 90도로 허리를 굽혀 논란성 발언에 사과했지만, 국민의힘은 의사진행발언부터 파상공세에 들어갔다.

국민의힘 김희국 의원은 “국무위원으로서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갖춰야 할 최소한의 품격도 갖추지 못했으며, 나아가 ‘영혼은 도대체 어떻게 된거야’라는 의심을 갖게 한다. 변 후보자는 즉시 자진사퇴하고, 용기가 없다면 임명권자가 즉시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박성민(울산중) 국회의원은 “변 후보자가 SH 사장 재직 시절 임대주택 거주자들을 ‘못사는 사람’으로 표현하고,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로 숨진 김군 사건과 관련해서는 ‘걔만 신경섰으면 아무일도 아니었다’라는 발언했다”고 지적하며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의혹 보도가 많았는데, 국민 앞에 의혹을 해소하는 곳이 청문회장”이라며 “정쟁의 자리로 변질시키지 말고 정책에 대해서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며 국민께 내용을 밝혀드리는 것이 국토위의 역할”이라고 대응했다.

열린민주당 김진애 의원이 “국민의힘이 어떤 당이냐. 박덕흠, 전봉민 의원 등 마피아를 생산한 당, 평균 48억원의 재산을 보유한 당”이라고 역공을 가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거세게 항의하며 청문회장이 고성에 휩싸였다.

여야의 공방이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자, 변 후보자는 진선미 국토교통위원장의 요청으로 다시 한 번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였다.

특히 이날 청문회장에 ‘구의역 김군’ 어머니의 오열하는 목소리가 울리자 장내는 일순간 묵묵한 침묵이 흘렀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변 후보자를 향해 “김군 어머니나 친구들이 왜 만남을 거부했다고 생각하냐”고 물은 뒤 김군 어머니의 육성을 틀었다.

변 후보자는 고개를 숙이고 침묵했다.

변 후보자는 또 민주당 홍기원 의원이 부동산 가격 상승과 전월세 시장 불안의 본질적 원인을 묻자 “저금리에다 코로나 위기 대응을 위해 유동성이 워낙 많이 풀린 데다 여러 가지 수요와 공급 요인이 겹치면서 주택시장 불안을 낳았다”고 진단했다.

한편 행정안전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서범수(울산울주) 국회의원은 인사청문회에서 “코로나로 최악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을 특별재난대상으로 지정하는 등 국가가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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