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지방선거를 49일 앞둔 25일 한나라당 울산시장후보인 박맹우씨가 기자간담회를 통해 "클린(Clean) 선거"를 제안해 적지않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후보는 이를 주창하는 배경에서 포지티브한 선거를 통해 국민들의 기성정치권에 대한 불신을 불식시키면서 새로운 정치문화, 보다 성숙된 선거문화를 창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돈이 많이 드는 세몰이식 구태선거를 지양하고, 상호비방 등의 네거티브 선거행태에서 벗어나 정책대결 등 미래지향적인 선거풍토를 조성하는 계기가 돼야한다는 논리를 폈다.

 그는 또 클린선거를 통해 금권선거의 폐해를 없애면서 선거 뒤 원활하고 청렴한 업무수행이 가능하고, 비방자제 등으로 선거 후 후보측간 앙금없는 화합된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미래지향적인 울산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는 효과도 열거했다.

 박후보의 이같은 제안이 전해지자 나머지 후보들도 쌍수를 들어 환영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의 당원 및 조합원 투표를 통해 민노당 울산시장후보로 선출된 송철호씨는 이날 첫 취항한 울산~일본 키타큐슈시 고쿠라항간 국제여객선에 승선하기전 박후보의 제안을 전해듣고 대환영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송후보는 돈선거와 비방선거전을 지양하고 지역발전을 위한 대안제시 등 정책대결을 벌이는 것이야말로 평소 자신이 추구해온 선거에 대한 신념이라며 환영했다.

 그는 또 국회의원 선거 세번과 울산시장선거 한번 등 그동안 네차례의 선거에 후보로 나서 상대후보측의 네거티브 형태 선거행위로 인해 피해를 입은 당사자라며 오는 시장선거에서 새로운 선거문화를 일구는데 앞장서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와 함께 집권여당인 민주당의 울산시장후보 출마선언을 한 김성득씨도 아직 후보로 확정된 상태는 아니지만 클린선거를 하자는 제의에 백번이고 환영한다고 호응했다.

 김후보는 민주당 중앙당의 4·27전당대회에서 대선후보와 지도부가 선출된 이후 울산시장후보가 결정되겠지만 제반여건상 클린선거를 이행하는데 있어서 어느 정당보다 자신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정당별 기반이나 여건을 보면 사회당 울산시장후보로 나설 안승천씨는 클린선거에서 그야말로 가장 자유롭다고 할 수 있다.

 안후보측은 불·탈법적인 구태선거를 던져버리고 유권자들의 참된 심판을 받는 깨끗한 선거를 펼치자는 것은 진보정당을 표방하는 사회당의 기본방침이라는 입장이다.

 이처럼 클린선거에 대한 각 울산시장후보들의 의지가 표면화되고 있는 점은 참으로 고무적인 현상으로 쌍수를 들어 환영하고 큰 박수를 보낼 만하다.

 그러나 우려되는 점은 선거철만 되면 실현이 어려운 각종 공약이 남발되거나, 겉으로는 공명한 준법선거를 외치면서도 속으로는 법테두리를 예사로 넘나드는 사례가 많았던 과거를 되돌아볼 때 진정 클린선거가 실천될까 하는 기우를 떨칠 수가 없다.

 특히 각종 여론조사 등을 놓고 볼때 가장 지지기반이 두터운 한나라당 후보가 앞장서 클린선거를 제안해 더욱 신선한 느낌을 주는 한편으로 선거용 구호수준에 그치지 않을까하는 의구심도 반비례할 수 있다.

 게다가 지난 두차례의 울산시장선거 등에서 지역기반이 강한 정당후보 진영과 노동계를 기반으로 하는 진보 진영 등이 한치양보없는 불꽃대결을 펼치는 과열양상을 보인 바 있어 오는 지방선거가 이러한 양상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든다.

 결국 클린선거는 각 후보측이 당선만을 위해 선거전의 유·불리를 따지는데 열중해서는 이행되기가 어렵다.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유·불리를 인위적으로 바꿀려는 시도를 한다면 클린선거는 점점 멀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번 클린선거 제안을 계기로 선거결과 못지않게 선거과정이 중요하다는 민주주의 정신이 울산전역에 팽배해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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