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주은 전 울산과학대 교수·국문학

샐러드용 소스인 ‘마요네즈’를 샐러드 위에 얹어 먹으면서 이 소스의 이름을 ‘마요네에즈’나 ‘마요네이즈’로 적으면 한글 맞춤법 표기에 어긋나는지를 따져보았다. 1980년대 중등 교육 과정의 교과서에는 프랑스어 ‘마요네즈(mayonnaise)’를 다르게 표기한 바 있었다. (김남미 <더+맞춤법>(2020)) 그리고 영어 bus는 ‘뻐스’가 아니고 ‘버스’로 적고, 프랑스어 cafe는 ‘까페’가 아니고 ‘카페’로 적는다. 이것은 ‘외래어 표기법’에 충실한 결과이다.

근현대화 시대 우리 말에도 외국어가 홍수처럼 밀려왔다. 당연히 이 외국어를 적는 체계가 필요했다. 이런 이유를 배경으로 외국어를 한글로 적을 때 필요한 ‘외래어 표기법’을 제정했다. 다양한 의견이 많은 시대이니 이 표기법에 대한 이견도 상당하다. 이 중 특히 인명과 지명은 외국어 한글 표기가 까다롭다.

영국의 유명한 소설가 셰익스피어 작품 <베니스의 상인>이 있다. 그러나 이탈리아에 가면 도시 ‘베네치아’가 있지 ‘베니스’는 없다. 인명 표기는 더욱 복잡하다. 우리는 영어권 인명에 익숙한 경향이 있다. ‘율리우스 카이사르’나 ‘줄리어스 시저’는 같은 사람이다. 이 사람이 생존하던 시대의 공용어는 라틴어이다. 그러면 그시대 사람들은 ‘율리우스 카이사르’를 일반적으로 사용했을 것이다. 두 언어가 겹치는 인명도 있다. 독일어로는 ‘카를 대제’가 프랑스어로는 ‘샤를마뉴 대제’, 라틴어로는 ‘카롤루스 대제’이다. 굳이 통일이 필요하다면 라틴어 표기법을 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있다. (변정수 <한판 붙자, 맞춤법>(2020)) 이외에도 표기법에 이견이 있어 ‘외래어 표기법’은 일부 보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보완과 개선을 위해서는 우선 우리가 이 표기법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한글 맞춤법’ ‘표준어 규정’에 비하면 우리 언중의 관심이 부족하다. 이 표기법은 1958년 제정 ‘로마자의 한글화 표기법’을 근간으로 하여 미비점을 보완해서 문화공보부 고시(2005.12)로 시행되었다. 현실 언어생활에서는 국립국어원의 ‘외래어 표기법’에서 해당어의 표기법을 검색하기가 오히려 쉽고 편리할 것이다. 윤주은 전 울산과학대 교수·국문학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